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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에티 산 조르지오 성당에서 열린 행사에서 발언하는 파올로 루피니 장관(좌) 리에티 산 조르지오 성당에서 열린 행사에서 발언하는 파올로 루피니 장관(좌) 

리에티 커뮤니케이션 페스티벌, 루피니 장관 “커뮤니케이션은 관계 형성입니다”

지난 5월 25일 이탈리아 리에티에서 ‘커뮤니케이션 페스티벌’이 열렸다. 이번 행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제56차 홍보주일 담화에서 영감을 받아 성 바오로 남녀 수도회와 사비나교구가 마련했다. 교황청 홍보부의 파올로 루피니 장관, 가톨릭 주간지 「파밀리아 크리스티아나」 대표 스테파노 스티마밀리오 신부 등이 연사로 나섰다.

Michele Raviart / 번역 이재협 신부

교황청이나 대통령궁 같은 대규모 기관은 어떻게 소통하는가? 즉각적으로 접할 수 있는 세계화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디에서 찾아볼 수 있는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데 있어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접목할 수 있는가? 이 같은 물음이 ‘커뮤니케이션 페스티벌’ 행사에서 나왔다. 성 바오로 남녀 수도회가 사비나교구와 협력해 마련한 이 행사는 리에티에서 5월 21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주제는 ‘제도권 안팎에서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이며 교회와 사회에 봉사하기’이다. 

교회의 커뮤니케이션

교황청 홍보를 위한 부서 장관 파올로 루피니는 “어떤 기관도 ‘궁전’으로 자처하며 소통하지 않는다”며 “사실 이는 소통하지 않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칸막이를 설치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교회의 경우 더욱 그러합니다.” 루피니 장관은 “교회는 궁전이 아니라 공동체”라며 “모든 이가 저마다 소명과 카리스마를 지닌 공동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회의 커뮤니케이션은 관계”라며 “다른 기관이나 단체보다 훨씬 더 서로를 형제자매로 삼고 구성원으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장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란 믿음으로 하나 된 형제자매들 사이에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역량, 서로 사랑하고 신앙을 증거하면서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을 지혜롭게 읽어내고 신앙의 아름다움을 알릴 수 있는 역량입니다.”

관계와 증거

루피니 장관은 이런 맥락에서 교황청 홍보 임무가 “마케팅이나 광고가 아니라 모든 기술적 수단을 활용해 로마 교회와 전 세계 모든 교회 사이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증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는 “정보보다 관계에 바탕을 둔” 봉사라며, 역설적으로 “가장 부족한 면”이기도 하므로 직접적인 증거와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마에서 화상으로 참여한 조반니 그라소 이탈리아 대통령궁 대변인은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참되고 진실을 전한다는 측면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라소 대변인은 “마타렐라 대통령의 모든 만남, 특히 인간적인 모습까지도 생중계된다”며 “사람들은 공적인 모습보다 인간적인 모습에 더 호의를 느낀다”고 설명했다.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기 

5월 29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행사의 전체적인 맥락을 관통하는 정신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제56차 홍보주일 담화다. “마음의 귀로 경청하기”는 올해 홍보주일 주제로, 경청이 좋은 저널리즘의 기초 중 하나라고 강조한다. 이와 관련해 루피니 장관은 “경청은 침묵까지도 포함한다”며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경청 안에서 관계가 형성되고, 다른 사람과의 만남 안에서 관계가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신앙을 통해 다른 사람 안에 주님께서 계신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귀를 기울일 수 있을 때, 생각 없이 내뱉는 말을 쫓아가지 않으면서 가만히 귀 기울일 수 있을 때, 관계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이 관계가 그 자체로 커뮤니케이션의 아름다움입니다.”

디지털 기술, 만남

디지털 시대에 다른 사람과의 만남은 새로운 방식으로 구현된다. 리에티교구장 도메니코 폼필리(Domenico Pompili) 주교는 “디지털 기술을 금기로 생각하지 말고 잘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 본당이 일종의 “가상 커뮤니케이션의 대항공간” 역할을 수행하며 사람들이 실제로 모일 수 있는 얼마 남지 않은 장소 중 하나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저널리즘의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에 대한 측면은 얼마 전 창간 90주년 기념행사를 치른 가톨릭 주간지 「파밀리아 크리스티아나」가 강조하는 바이기도 하다. 복자 야고보 알베리오네 신부의 정신을 계승한 「파밀리아 크리스티아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파밀리아 크리스티아나」 대표 스테파노 스티마밀리오 신부는 “그 이야기 안에서 우리가 특별한 방식으로 만난다”며 “그 안에서 성찰하고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스티마밀리오 신부는 “특히 오늘날과 같은 디지털 시대, 뉴스의 세계화 시대”에서 “우리 주간지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와 사회에 대한 반성적 서술을 위한 공간을 근본으로 삼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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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5월 2022, 1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