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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멘스 홀에서 프랑스 가톨릭 액션 대표단을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 클레멘스 홀에서 프랑스 가톨릭 액션 대표단을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  (Vatican Media)

교황 “젊은이들이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자라난다면 세상은 바뀔 수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신도 사도직 단체 ‘프랑스 가톨릭 액션’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바라보기, 판단하기, 실천하기”라는 방법론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또한 복음의 인도를 따르기 위해 노력하고, 우리 자신의 비천한 인성과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의 “변화시키는 신성” 사이의 만남을 기꺼이 받아들이라고 초대했다. 아울러 젊은이들이 삶과 교회생활 안에서 주인공이 되도록 그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 도우라고 당부했다.

Tiziana Campisi / 번역 이재협 신부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궁 클레멘스 홀에서 로마를 순례하고 있는 프랑스 가톨릭 액션(Catholic Action, 가톨릭 운동)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1925년 가톨릭노동청년회(JOC)를 창설한 벨기에 출신 조셉 레온 카르뎅(Joseph-Léon Cardijn) 추기경이 제안한 “삶의 전면적 검토(révision de vie)”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하며 연설을 시작했다. 카르뎅 추기경은 당시 젊은이들에게 행동과 복음을 통해 더 나은 삶을 모색하면서 예수님의 현존을 발견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성찰하라고 초대한 바 있다. 교황은 오늘날의 사도로 부름받은 가톨릭 액션의 사명이 과거보다 신앙에 덜 뿌리를 내리고 있지만, 삶의 진리와 의미를 찾아 헤매는 새로운 세대의 젊은이들과 동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황은 카르뎅 추기경이 제안한 삶의 지침인 3가지 동사, 곧 “바라보기, 판단하기, 실천하기”의 방법론을 하나씩 되짚어보며 연설을 시작했다.

하느님의 활동을 식별하고 자신의 역사를 바라보기

교황은 “바라보기”란 “우리 삶을 구성하는 사건들, 곧 우리의 역사, 우리의 가족, 문화적 뿌리와 그리스도교적 뿌리를 구성하는 사건들을 살펴보기 위해 잠시 멈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톨릭 액션이야말로 “자신의 존재와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의미를 성찰하고 하느님께서 그 모든 순간에 함께하고 계셨음을 체험하도록 가르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황은 “우리 삶에서 발견할 수 있는 하느님 활동의 오묘함과 섬세함”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 발짝 물러나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회칙 「Fratelli tutti」를 언급하면서 “때때로 우려되는 오늘날 우리 세계의 상황을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하자고 초대했다.

하느님 말씀으로 스스로에게 질문하기

교황은 “판단하기”가 “식별하기”와 같은 말이라며 두 번째 단계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교황은 식별이란 “하느님 말씀이라는 체로 걸러진 우리의 삶을 받아들이는 일”이라며, 이러한 단계가 “스스로 질문하고 토론하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한편으로 이 세상과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의 만남 안에서, 다른 한편으로 하느님 말씀과의 만남 안에서, 우리에게 전하시는 하느님의 호소를 식별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 말씀에 비춰볼 때 이 같은 식별 작업은 시노달리타스이기도 하다. 그것은 가톨릭 액션 운동이 각 단체 안에서 발전시켜 온 것이라고 교황은 설명했다. 아울러 시노달리타스란 어떤 토론이나 계획, 목표가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에서 드러나신 성령을 주인공으로 삼아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함께 나누는 행동양식”이라고 말했다. 

“십자가의 구체적인 이미지를 떠올려 봅시다. 수평의 나뭇가지와 수직의 나뭇가지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수평의 나뭇가지는 우리의 인생, 우리의 역사, 우리 인류 전체입니다. 수직으로 세워진 나뭇가지는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알려주시려고 성령과 말씀으로 우리를 찾아오신 주님이십니다. 바오로 사도가 ‘우리도 십자가에 못 박혔다’(갈라 2,19 참조)고 말한 것은 하느님의 시선 아래에 내 삶을 바치기로 마음먹었다는 것, 비천한 나의 인성과 예수님의 ‘변화시키는 신성’의 만남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교황은 하느님 말씀에 자리를 내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도의 시간, 내면 성찰의 시간, 성체조배”에 시간을 할애하라고 당부했다.

하느님의 주도권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행동하기

교황은 세 번째 단계인 “행동하기”를 설명했다. “행동은 (…) 언제나 하느님께서 주도권을 갖고 계셔야 하는 것입니다.” 교황은 복음이 이를 잘 가르쳐 준다고 덧붙였다.

“행동은 주님의 것입니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우리의 세상에서 행동의 독점권을 갖고 계신 분은 주님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역할은 끊임없이 변하는 현실에 적응하면서 마음 안에서 하느님의 활동을 지원하고 장려하는 것입니다.”

가톨릭 액션의 사명

교황은 오늘날 젊은이들을 비롯해 그리스도교 운동을 전개하는 사람들이, 특히 유럽에서 과거보다 제도권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덜 고되고 일시적인 관계를 추구한다고 평했다. “그들은 정서적으로 더 민감합니다. 그래서 이전 세대에 비해 더 나약하고 취약합니다.” 교황은 가톨릭 액션을 향해 다음과 같은 사명을 맡기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가톨릭 액션의 일원으로서 여러분의 사명은 있는 그대로의 젊은이들에게 다가가 그리스도의 사랑과 이웃 사랑 안에서 자라게 하고 더 큰 구체적인 헌신으로 인도하여 그들이 삶과 교회생활의 주인공이 되게끔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세상이 바뀔 수 있도록 젊은이들과 함께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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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월 2022, 1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