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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까떼꾸메나도 길 회원들과의 만남 중 한 가정과 인사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네오까떼꾸메나도 길 회원들과의 만남 중 한 가정과 인사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Vatican Media)

교황, ‘네오까떼꾸메나도 길’ 회원에게 “언제나 교회 안에서 교회와 함께 복음을 선포하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이 6월 27일 오전 바오로 6세 홀에서 ‘네오까떼꾸메나도 길’ 회원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430여 가정을 가장 가난하고 가장 세속화된 지역으로 파견했다. “여러분의 너그러움에 감사합니다. 주교님과 함께 걸어가십시오. 주교님은 여러분이 파견되는 지역의 책임자입니다.”

Salvatore Cernuzio / 번역 이재협 신부

“마음에 복음 말씀을 새기고 손에 성경을 들고 성령의 힘을 받아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다름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말입니다. 복음은 다양한 문화에 적응했어도 같은 것입니다.” 성모님께 바치는 노래와 부모의 품에 안긴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바오로 6세 홀에 울려 퍼지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네오까떼꾸메나도 길’ 430여 가정을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선포하도록 가장 세속화되고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파견했다. 네오까떼꾸메나도 길 창시자 기꼬 아르궤요는 “여기 모인 많은 가족들은 집, 친지, 친구들을 뒤로 하고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 떠난다”고 말했다. 

세계 곳곳에서 믿음을 증거하기

교황은 정오가 조금 지나 지팡이를 짚고 측면 입구를 통해 바오로 6세 홀로 입장해, 잠시 멈춰 서서 홀을 가득 메운 사람들에게 인사했다. 바오로 6세 홀 입구 밖에 길게 늘어선 ‘주차’된 유모차가 보여주듯 이날 모인 이들의 대부분은 ‘가족’이었다. 이날 함께한 가족들은 러시아, 터키, 발트3국, 튀니지, 라오스, 캄보디아, 우간다, 케냐 등 세계 각지에서 왔다. 이들 중 대다수는 며칠 전 열린 세계가정대회에 참석했으며, 1960년대 스페인 마드리드의 가장 가난한 이들 사이에서 시작돼 전 세계 110개국이 넘는 나라에 전파된 네오까떼꾸메나도 길의 여정 안에서 체험한 성숙한 믿음을 증언하고 나눴다. 

교황과의 만남에서 인사말하는 기꼬 아르궤요
교황과의 만남에서 인사말하는 기꼬 아르궤요

선교사 가정, 우크라이나에 대한 염려

교황과의 만남을 시작하며 먼저 네오까떼꾸메나도 길 창시자 기꼬 아르궤요가 교황에게 인사하고 감사를 전했다. 이어 마드리드 교구가 네오까떼꾸메나도 길의 공동 창시자인 카르멘 에르난데스의 시복·시성을 공식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카르멘 에르난데스는 2016년 7월 선종했다. 큰 박수가 울려 퍼지고 5개 대륙의 여러 나라 국기가 휘날리는 가운데(호주에서 온 가족들은 국기 대신 캥거루 인형을 높이 들기도 했다), 기꼬 아르궤요는 우크라이나에서 선교하는 몇몇 가정을 소개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전쟁이 시작되고 선교사 가족들은 우크라이나를 떠날 수밖에 없었지만, 다시 돌아가려는 소망을 품고 있습니다. (…) 우크라이나의 선교사 가족들은 저희에게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많은 이들, 형제자매를 두고 피난길에 올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국에서 선교하는 가족들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2년 넘도록 방역지침 때문에 중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다시 중국에 들어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오까떼꾸메나도 길 회원들과의 만남
네오까떼꾸메나도 길 회원들과의 만남

온 세상에 가서 복음을 선포하고 세례를 주십시오

교황은 복음 말씀을 묵상하며 원고 없이 즉흥적으로 연설했다. 교황은 네오까떼꾸메나도 길 회원들에게 “성령께로부터 나오는 힘”을 받아 복음을 선포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초대를 따라 자기가 있는 곳을 떠나서 증거하라고 당부했다. 

“세상에 가서, 복음을 선포하고, 세례를 주십시오. 우리가 세례를 베풀면, 그 세례로부터 태어난 공동체는 자유롭고 새로운 공동체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새로운 공동체가 자신들의 방식과 문화 안에서 잘 성장하도록 지켜보고 도와줘야 합니다. 이것이 복음화의 역사입니다.”

교황은 “믿음 앞에서 모든 것은 같다”고 말했다. “같은 믿음이라도 각각의 문화 양식이나 그 믿음이 전해진 곳의 문화는 서로 다릅니다. 문화가 되는 이 같은 복음의 다문화적 풍요로움은 어떤 의미에서 교회의 역사입니다. 문화는 다양하지만, 같은 복음입니다. 민족은 다양하지만, 같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 믿음은 자라납니다. 믿음은 토착화되지만, 언제나 같은 믿음입니다.” 교황은 네오까떼꾸메나도 길 회원들이 “너그러움”으로 교회에 봉사한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이에 감사드리며, 여러분에게 교회 안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께 기꺼이 자기 자신을 내어주며 순명할 것을 당부합니다. 모든 것은 교회 안에 있습니다. 교회 밖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언제나 동행해야 하는 영성입니다.”

주교, 지역 교회의 책임자

교황은 네오까떼꾸메나도 길 회원들에게 “교회 안에서, 교회와 함께, 성령께서 주시는 힘을 받아 그리스도를 선포하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여러 지역 교회의 책임자는 주교”라고 말했다. “항상 주교님과 함께 세상으로 나아가십시오. 주교님은 지역 교회의 책임자입니다.”

“예수님의 눈길을 잊지 마십시오. 예수님께서는 복음을 선포하고 교회에 순명하도록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보내셨습니다.”

“축제를 즐기는 백성”에게 보내는 교황의 강복

만남의 말미에 교황은 선교지로 떠나기에 앞서 교황 강복을 기다리는 모든 가족들에게 강복했다. 이들은 무릎을 꿇고 선교의 상징인 십자가를 높이 들고 있었다. “주님, 이 십자가들에 강복하시고, 사람들 앞에서 이 십자가를 지니고 다닐 모든 이들로 하여금 당신 아드님을 본받아 자기 자신을 쇄신할 수 있게 하소서.”

교황은 이어 차례로 앞으로 나오는 가족들에게 강복하고, 특히 아이들에게 말을 건네거나 안아줬다. 가족들에 이어 마카오의 레뎀또리스 마떼르(Redemptoris Mater) 신학교 신학생들과 양성자들이 교황 앞으로 나와 인사했다. 교황은 이미 지난 2019년 아시아 선교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 사람들을 만나 격려한 바 있다. 모든 인사를 마친 교황은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며 “비바 일 빠빠(교황님 만세)”를 외치는 동안 바오로 6세 홀에서 퇴장했다. 교황이 퇴장하는 동안 참석자들은 다양한 악기의 연주소리와 함께 박수로 교황을 배웅했다. 퇴장하던 교황은 두 번이나 뒤를 돌아 이 축제를 즐기는 여러 가족을 향해 밝은 미소로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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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6월 2022, 06: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