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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형제애와 사회적 우애를 만들기 위해 재물을 사용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9월 18일 연중 제25주일 삼종기도 훈화에서 자기 자신을 위해 재물을 사용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날 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설명하면서, 세상에 만연한 부패와 맞닥뜨려도 절대 굴하지 말고 창의적으로 선을 행하라고 초대했다. 아울러 ‘프란치스코의 경제’의 젊은이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항상 앞으로 나아가십시오. 조만간 아시시에서 만납시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복음에 나오는 비유(루카 16,1-13 참조)는 우리가 이해하기 다소 어려운 것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패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주인의 재산을 훔친 불의한 집사가 주인에게 발각된 후 그 상황을 모면하려고 약삭빠르게 행동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자문해 봅시다. 이 부패한 집사의 약삭빠름은 도대체 무엇이고,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씀하시려는가? 

이 이야기에서 우리는 부패한 관리자가 주인의 재산을 악용했기 때문에 곤경에 처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제 그는 책임을 져야 하고 직장을 잃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운명에 굴하지 않으며, 희생자가 되지도 않습니다. 이와 반대로 그는 즉시 ‘약삭빠르게’ 행동하고 창의적인 대책을 마련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이야기를 통해 다음과 같이 우리를 자극하십니다. “사실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루카 16,8). 다시 말해, 어떤 세속적인 기준에 따라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은 곤경에 처할 때에도 어떻게 해야 다른 사람들보다 더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제자들, 곧 우리는 앞장서서 적극적으로 곤경에서 벗어날 방법을 모르고 잠들어 있거나 세상 물정을 모를 때가 많습니다(「복음의 기쁨」, 24항 참조). 예를 들어 저는 개인적인 위기나 사회적인 위기뿐 아니라 교회의 위기에 대해서도 생각합니다. 곧, 우리는 많은 경우 낙담하거나 불평하고 혹은 피해의식에 사로 잡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복음을 따르는 데 있어서도 ‘영리’할 수 있고, ‘깨어’ 있고 ‘주의’를 기울여 현실을 분별할 수 있으며, 우리와 다른 이들을 위한 좋은 해결책을 찾는 데 있어 ‘창의적’일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제시하시는 또 다른 가르침이 있습니다. 그 집사의 영리함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 집사는 빚진 이들에게 부채를 깎아주기로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을 자신의 친구로 만들고, 주인이 자신을 내쫓았을 때 그들이 자신을 도와주길 바랐던 것입니다. 이전에는 자기 자신을 위해 재물을 쌓았으나, 이제는 미래에 자신을 도울 수 있는 친구들을 만들기 위해 그 재물을 사용합니다. 훔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그 재물을 사용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물질적인 재화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관한 가르침을 주십니다. “불의한 재물로 친구들을 만들어라. 그래서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너희를 영원한 거처로 맞아들이게 하여라”(9절). 영원한 생명을 상속받기 위해, 다시 말해 이 세상의 재물을 모으는 것은 소용없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의 형제적 관계에서 드러나는 사랑입니다. 예수님의 초대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곧, 이 세상의 재물을 자기 자신과 이기심을 위해 사용하지 말고, 우정을 쌓고, 좋은 관계를 맺고, 자선활동을 하고, 형제애를 증진하고, 가장 취약한 이들을 돌보는 데 쓰라는 것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날 이 세상에도 복음에 나오는 상황과 같은 부패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곧, 부정직한 행위, 불공정한 정책, 개인과 집단의 선택을 지배하는 이기심 그리고 기타 여러 암울한 상황 등이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낙담하거나, 더 나쁘게 말해 될 대로 되라고 손을 놓아버리거나 무관심해져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우리는 이 세상의 재물을 이용하여 복음의 예지와 영리함으로 선을 행하는 데 있어서 창의적인 사람이 돼야 합니다. 물질적 재화뿐 아니라 우리가 주님께 받은 모든 선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우리 자신을 부유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형제적 사랑과 사회적 우애를 만들어내기 위해서입니다. 우리의 행동을 통해 사회적 우애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지극히 거룩하신 마리아께 기도합시다. 저희가 당신처럼 마음은 가난하지만 서로 사랑하는 데 있어서는 부자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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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9월 2022, 12:02

삼종기도(三鐘祈禱, 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는 예수님 강생(降生) 신비를 기억하면서 하루에 세 번 바치는 기도다. (이 기도를 바치라는 표시로)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6에 종을 세 번씩 치면서 기도한다. 안젤루스(Angelus)라는 명칭은 라틴어로 시작하는 삼종기도 “Angelus Domini nuntiavit Mariae(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의 첫 단어인 안젤루스(Angelus)에서 유래됐다. 삼종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에 초점을 둔 세 개의 간단한 계응시구와 세 번의 성모송으로 구성된다. 또한 이 기도는 주일과 대축일 정오에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객들과 교황이 함께 바친다. 삼종기도를 바치기 전에 교황은 그날 독서에서 영감을 얻은 짤막한 연설을 한다. 기도를 바친 다음에 교황은 순례객들에게 인사한다.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는 안젤루스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도인 레지나 첼리(라틴어 Regina Coeli ‘하늘의 모후님’), 곧 부활 삼종기도를 바친다. 삼종기도는 세 번의 영광송을 바치면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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