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예수회)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예수회) 

롬바르디 신부 “80년 인생, 하느님께 감사... 소통을 잘하는 것이 사명”

교황청 전임 대변인을 지내고 바티칸 라디오 방송국의 책임자였던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예수회)가 올해 팔순과 사제서품 50주년을 맞았다. 특별히 교회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활동한 그는 3명의 교황 곁에서 협력을 아끼지 않았다.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는 한편, 젊은 세대에게 저널리즘을 직업보다 소명으로 살아내라고 권고했다.

Alessandro Gisotti / 번역 이창욱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예수회)가 8월 29일 팔순을 맞았다. 이탈리아 피에몬테 출신인 그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교회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핵심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과 프란치스코 교황과 함께하며 교황청 공보실 책임자를 역임했다. 그는 또한 바티칸 라디오 방송국에서 25년 동안 일했다. 처음에는 프로그램 책임자로, 그 다음에는 국장으로 활약했다. 아울러 10년 이상 바티칸 텔레비전 방송국의 총책임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교회에 봉사하며 증거의 삶을 살았고, 열정과 능력 면에서 출중했던 롬바르디 신부는 “요제프 라칭거-베네딕토 16세 재단” 이사장으로 그리고 예수회 교양지 「치빌타 카톨리카」를 발행하는 예수회의 일원으로 지금도 계속 활동하고 있다. 롬바르디 신부는 1973년 「치빌타 카톨리카」의 기자로 첫걸음을 뗐으며 1977년 부편집장이 됐다.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롬바르디 신부는 3명의 교황과 함께 지낸 자신의 개인적 삶과 언론 종사자로서의 삶의 근간이 되는 순간들을 나눴다.

이하 롬바르디 신부와의 일문일답:

롬바르디 신부님, 오는 9월 2일 사제서품 50주년을 앞둔 팔순 생신을 어떤 마음으로 보내고 계시나요?

“벌써 이 나이가 됐다는 게 놀랍습니다! 우리는 모두 젊을 때는 80세 혹은 사제서품 50주년을 아주 머나먼 일이나 노인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하루하루 그 목적지에 가까워지고, 마침내 거기에 도달하게 됩니다. 어쩌면 그보다 더 멀리 가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놀랍기도 하지만, 당연히 큰 감사함이 뒤따릅니다. 왜냐하면 저는 제 삶에 대해, 수도자로서 그리고 사제로서 살도록 부름받은 것에 대해 감사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은 감사의 시간입니다. 제가 살아온 삶 전체를 돌아보거나 결산을 해보고 싶을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본질적으로 감사를 드려야 하는 시간입니다. 받은 것이 너무 많아서 주님께 감사할 뿐이고, 놀라움과 함께 이렇게 기도할 수밖에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주님께서 저에게 많은 시간과 많은 기회, 당신 은총의 많은 증거를 주셨습니다. 지금까지 저를 동행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신 선물에 제가 맞갖은 방식으로 응답했기를 바랍니다.’”

80년 세월 중 약 50년을 교회를 위한 봉사, 특히 교황청의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봉사하는 데 헌신하셨습니다. 물론 한마디로 요약하기 어렵겠지만, 저널리즘 분야의 급속한 기술 변화로 특징지어지는 지난 몇 년 동안 여러 교황님을 위해 봉사하면서 무엇을 배우셨나요?

“경험을 통해 가장 먼저 배운 것은 – 그것을 배우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습니다만 – 교회와 믿음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에게 있어 커뮤니케이션이란 복음을 전하고 소통하는 사명에 참여하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바로 이러한 전망에서 하느님과의 관계와 사람들 간의 관계의 현실, 세상과 역사의 현실 전체를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곧, 우리의 하느님은 통교하시는 하느님입니다. 말씀과 계시를 통해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보내심으로써 당신 자신을 우리에게 전하시는 하느님이십니다! 그러므로 교회 전체가 이 주님의 말씀을 전하고, 알리고, 널리 퍼트려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일하도록 부름받았다면, 비록 특별한 방식과 임무를 맡고 있다 하더라도, 교회의 본질과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에 협력하도록 부름받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예수회원이시고, 한때 이탈리아 관구장도 지내셨습니다. 이냐시오 영성이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일하는 방식에 무슨 영향을 끼쳤나요?

“이냐시오 영성은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을 보라고 초대합니다. 현실 안에서, 우리 주변 사람들 안에서, 우리 곁에 계신 주님의 업적을 발견하도록 우리를 가르치고 도와주고 교육합니다. 따라서 이냐시오 영성은 신앙의 눈으로 현실과 사람들과 사건들을 바라보고 또 주님의 현존으로 그러한 것들을 읽어내도록 도와줍니다. 이냐시오 성인은 주님을 일(활동)하시는 분으로 표현하는데, 이것이 항상 제게 감동을 줍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주변에서 일하십니다. 사건, 역사, 사람들 속에서 활동하고 계십니다. 곧, 예수님께서 일하시는 분이시기에 우리는 그분의 업적 안에서 그분을 알아뵙고, 바라보고, 새롭게 알아갈 수 있습니다. 나아가 다른 이들도 그분의 현존 안에서 주님을 바라보고, 깨닫고, 받아들이도록 돕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님, 프란치스코 교황님 등 최근 세 교황님의 긴밀한 협력자로 활동하셨습니다. 보기 드물고 독특한 이러한 경험은 개인적, 언론 종사자 차원에 있어서 어떤 중요성이 있나요?

“저는 항상 제 일을 봉사로 생각했습니다. 저에게 있어 교황님은 교회와 인류를 섬기는 종, 세상 안에서 하느님을 드러내는 위대한 종이라는 것이 항상 분명해 보였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이 위대한 봉사를 위해 일하고 협력하도록 부름받은 것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 협업은 정말 대단한 선물처럼 보였습니다. 왜냐하면 교황님들이 수행하는 사명은 진정으로 사람들의 선익, 인류와 신자들의 선익을 위한 훌륭한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교황님들의 이러한 사명에 저의 온 힘을 기울여 조금이나마 협력할 수 있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우리의 홍보 채널을 통해 그 사명을 알리도록 노력했습니다. 그것은 인류와 교회에 대한 교황님의 위대한 봉사를 위한 봉사였지요. 이러한 점이 항상 저를 매료시켰고, 저는 이런 종류의 일에 부름받은 것에 대해 매우 감사했습니다.”

신부님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은 사람들은 신부님이 항상 젊은이들의 개인적이고 전문적인 성장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쏟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기자가 되고 싶어하는 오늘날의 젊은 남녀에게 어떤 조언을 하고 싶으신가요?

“저널리즘은 훌륭한 직업이 될 수 있지만, 소명으로 살아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단지 기술적 역량을 성장시키는 경력으로서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상호 대화, 상호 이해가 가능한 커뮤니케이션을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살아내야 합니다. 진실을 밝히고 다른 사람들을 속이지 않도록 도와주는 커뮤니케이션이어야 합니다. 이런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 고통의 드라마나 악과 불의가 제기하는 문제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법도 배우게 됩니다. 물론 이런 악이나 불의는 비난을 받아 마땅합니다만, 종종 덜 드러나더라도 똑같이 중요한 가치를 지닌 미담이나 선한 일, 사랑의 실천을 세상에 보여주는 역량도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커뮤니케이션 분야와 교황님들께 봉사하는 순간들 속에서 이와 관련한 특별한 체험을 했습니다. 곧, 동료 기자들도 커뮤니케이터로서 자신의 직업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만족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인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교황님의 메시지를 전파하는데 협력했으며, 그런 선한 영향력이 언론인의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기에 이는 전문적인 관점에서 소통을 잘하기 위해 매일 배워야 하는 인내심과 구체성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일하는 태도처럼 보입니다. 다시 말해 기술적이고 전문적인 능력에 휘둘리지 말고, 그러한 기술이 사회와 교회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나가기 위한 보다 훌륭하고 아름다운 일에 쓰여야 한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팔순임에도 여전히 정보 분야에서 활동하고 계십니다. 「치빌타 카톨리카」 그리고 “요제프 라칭거-베네딕토 16세 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하시는데요.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최근 노년에 관한 교리 교육에서 강조하셨던 것처럼, 노인으로서 하실 말씀이 많을 것 같습니다. (...)

“누구든 할 수 있는 한, 힘이 있는 한, 자신에게 요구되는 봉사를 수행하는 것은 당연히 좋은 일입니다. 때때로 봉사는 스타일, 성격과 행동 면에서 약간의 변화를 가져옵니다. 노인은 아마도 최신 뉴스를 알고 싶은 마음이 덜하겠지만, 그보다 성찰하는 것을 선호할 것입니다. 만물의 의미, 가치, 미래에 대해 말이죠. 미래는 노인들의 인도를 받아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우리 자신 속으로 후퇴해서는 안 됩니다. 다소 전통적으로 말하자면 참된 것, 선한 것, 아름다운 것이 계속해서 우리 삶과 희망의 관점에 대한 기준점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

29 8월 2022, 0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