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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 폐지 조명 퍼포먼스가 펼쳐진 로마의 콜로세움 사형제 폐지 조명 퍼포먼스가 펼쳐진 로마의 콜로세움 

콜로세움에서 죽음의 형벌(사형제)의 어둠을 밝히는 불빛

11월 30일, 로마와 전 세계 2000개의 도시가 사형제 폐지를 촉구하기 위해 도시의 가장 중요한 기념비적 건축물에 불을 밝힌다. 산 에지디오 공동체 대변인 마리오 마라지티는 “사형제는 인류 역사와 함께 해 왔다”며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사실상 인류 역사의 전환점에 서 있다”고 말했다.

Francesca Sabatinelli / 번역 박수현

우리는 236년 동안 먼 길을 걸어왔지만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 1786년 11월 30일 토스카나 대공국(Granducato di Toscana)에서 처음으로 사형이 폐지된 이후로도 오늘날 일부 국가의 법체계에 사형제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다른 모든 권리의 기초인 소중한 생명권과 관련해 그동안 우리가 밟아온 역사에 비하면 사형제 집행국이 확실히 적은 편이지만 여전히 너무 많은 나라에서 유지되고 있다.

산 에지디오 공동체 대변인 마리오 마라지티는 “사형제는 인류 역사와 함께 해 왔다”며 “하지만 1975년 당시 사형제 폐지국은 16개국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144개국”이라고 말했다. “오늘날 우리는 사실상 인류 역사의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지난 2000년부터 세계 주요 도시가 사형제 폐지운동에 동참할 것을 제안하며 콜로세움에서 ‘사형제 폐지 조명 퍼포먼스(빔버타이징)’를 펼쳐온 산 에지디오 공동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현재 전 세계 2000개 이상 도시의 가장 중요한 기념비적 건축물에 조명을 밝히며 사형 집행에 “반대”하는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생명의 도시(Città per la vita)” 프로젝트라 불리는 그 사업에 참여해 끈기 있게 단체적으로 노력하며 다양한 정부 부처와의 관계를 이룸으로써 사형제 유지국 수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사형제에 대한 ‘인식’ 변화

마라지티 대변인은 미국의 10-12개 주가 여전히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마지막 단계만 남겨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미국의 5개 주에서 사형을 집행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사형 판결과 집행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사형수는 3700명에서 3000명 미만으로 줄었습니다.” 마라지티 대변인은 사형제에 대한 ‘인식 변화’에 따라 사형 집행 폐지 또는 경우에 따라 사형제 중단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간의 양심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으로 판명된 고문이나 노예제와 마찬가지로 그러한 인식 변화의 세계적 추세가 사형제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일시적 사형 집행 정지를 주장하는 측과 사형제가 법적으로 완전히 폐지되기를 옹호하는 측의 대립을 바라보면서 서로 간의 마찰을 통합하려는 노력을 고려할 때 이러한 인식 변화는 결정적으로 막을 수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마라지티 대변인은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형제 비판

사형제 폐지를 향한 걸음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생각·정책·목적 등이 한데 모여야 한다. “20세기에는 이 문제로 분열됐지만 오늘날 정서는 일반적으로 사형제 폐지를 바라고 있으며 이는 멈출 수 없습니다.”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유럽연합과 개별 국가, 무엇보다도 교황까지 사형제 폐지를 위한 싸움에 뛰어들고 있다. 마라지티는 교황이 “교황청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성 바오로 6세 교황님에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 베네딕토 16세 전임교황님에 이르기까지 전후 기간 동안 교황의 진보적 입장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히시면서 사형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로마의 가장 유명한 기념비적 건축물인 콜로세움은 오는 11월 30일 저녁 6시30분 사형수들의 편지를 낭독하는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조명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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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11월 2022, 0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