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 Papa, messa a Sant'Anna, parrocchia degli agostiniani Il Papa, messa a Sant'Anna, parrocchia degli agostiniani  (ANSA)

[주일미사 강론] 교황 “각국 지도자들이 재물을 무기로 바꿔서는 안 됩니다”

레오 14세 교황이 9월 21일 바티칸 시국 내 성녀 안나 본당에서 연중 제25주일 미사를 거행했다. 교황은 돈을 사람을 해치는 수단이 아니라 공동선을 위해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쟁으로 심각하게 위협받는 이 시대에 희망을 품으며 견디자”고 격려하는 한편, 오늘날 모든 민족이 폭력과 “사람들의 고통을 애써 외면하는 무관심”에 짓눌리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날 미사의 공동 집전자 중에는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소속으로 성녀 안나 성당의 역대 주임 신부였던 조엘레 스키아벨라 신부도 함께했다. 그는 최근 103세를 맞았다.

바티칸 시국 내 성녀 안나 본당 주일 미사
레오 14세 교황 강론
바티칸 시국 내 성녀 안나 본당
2025년 9월 21일, 주일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성녀 안나 교황청 본당에서 이 미사를 집전하게 되어 정말 특별한 기쁨이 넘칩니다. 이 본당에서 늘 애써 주시는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수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본당 신부인 마리오 밀라르디 신부님과 오늘 이 자리에 우리와 함께하고 계신 수도회의 새 총장 조셉 패럴 신부님께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아울러 최근 103세라는 고령을 맞이하신 조엘레 스키아벨라 신부님께도 인사를 전합니다.

이 성당은 특별한 자리에 위치해 있으며,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사목 활동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사실 우리는 “국경”에 있다고 할 수 있으며, 바티칸 시국을 출입하는 거의 모든 이가 성녀 안나 본당 앞을 지나갑니다. 어떤 이는 일 때문에, 어떤 이는 손님이나 순례자로, 어떤 이는 서둘러서, 어떤 이는 걱정이나 평온함으로 이곳을 지나갑니다. 이곳에서 기도와 경청, 사랑에 열린 문과 마음이 있다는 것을 모든 이가 경험하길 바랍니다!

방금 선포된 복음은 우리에게 주님과의 관계, 나아가 우리들 서로 간의 관계를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을 요구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과 재물 사이의 매우 명확한 대안을 제시하시며, 우리에게 명확하고 일관된 입장을 취하라고 요구하십니다. “어떤 종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그러므로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루카 16,13 참조). 이는 다른 많은 경우처럼 일시적인 선택을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며, 시간이 지나며 (달라지는) 상황에 따라 재고할 수 있는 선택도 아닙니다. 참되고 진정한 삶의 방식을 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어디에 둘지 선택하고, 누구를 진심으로 사랑하는지, 누구를 헌신적으로 섬기는지, 우리에게 참으로 좋은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재물을 하느님과 대립시키신 까닭이 여기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끊임없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존재이며, 우리 삶이 여러 가지 필요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다. 빈손으로 태어나 가난하고 연약한 우리는 보살핌과 사랑, 그리고 집과 음식, 옷 등 기본적인 것들을 필요로 합니다. 문제는 재물에 대한 우리의 목마름이 점점 커질 때, 마치 복음 속 정직하지 않은 집사 이야기처럼(루카 16,3-7 참조) 재물이 하느님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쉽다는 데 있습니다. 바로 이런 마음이 우리 안에서 하느님의 자리를 앗아가게 합니다. 실제로 우리는 하느님 없이도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재물이 없으면 불행하고 궁핍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시달리곤 합니다.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대신 계산적으로 행동하거나, 재물을 쌓아두려 하고, 심지어 다른 사람을 미심쩍게 바라보거나 불신할 때도 있습니다.

이런 생각들은 어느새 이웃을 경쟁자나 적 혹은 단순히 이용할 대상으로 바라보게 만듭니다. 아모스 예언자가 경고했듯, 몇몇 사람들은 재물을 통해 자신의 힘을 과시하거나 “힘없는 자를 돈으로 사들이는”(아모 8,6) 식으로 그들의 빈곤을 악용합니다. 이와 반대로 하느님께서는 세상의 모든 것을 모든 사람들이 누릴 수 있도록 창조하셨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부족함과 연약함은 주님께서 우리를 늘 돌보시겠다는 약속과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시편 저자도 그와 같은 하느님의 돌보심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하늘과 땅을 굽어보시는 분, 억눌린 이를 먼지에서 일으켜 세우시고, 불쌍한 이를 거름에서 들어 올리시는 분”(시편 113,6-7). 선하신 아버지께서는 항상 모든 이에게 이렇게 다가가십니다. 물질적으로 부족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힘이 있든 없든, 부자든 가난하든, 우리 모두가 겪게 되는 영적이고 도덕적 어려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주님의 말씀은 우리를 서로 경쟁하는 계급으로 두지 않고, 오히려 모든 이를 내적 혁명, 마음에서 시작되는 회심으로 나아가도록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움켜쥐기 보다 내주기 위해 우리의 손을 펼칠 것입니다. 최고 값의 거래를 찾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사회를 설계하기 위해 우리의 마음을 열 것입니다. 성 바오로 사도 역시 이렇게 썼습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청과 기도와 전구와 감사를 드리라고 권합니다.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해서도”(1티모 2,1)라고 말씀하신 것처럼 말입니다. 특히 오늘날 교회는 각국의 지도자들이 자원을 인류에 반하여 사용하려는 유혹, 곧 자원을 민족을 파괴하는 무기로, 노동자들을 모욕하는 독점으로 바꾸려는 유혹에서 벗어나기를 기도합니다. 하느님을 섬기는 이는 재물로부터 자유로워지지만, 재물을 섬기는 이는 그것의 노예가 됩니다! 정의를 추구하는 이는 재물을 공동의 이익으로 변화시킵니다. 지배하고자 하는 이는 공동의 이익을 자신의 탐욕의 먹이가 되게 합니다. 성경은 우리 마음을 혼란스럽게 하고 미래를 흐리게 만드는 물질적인 재화에 대한 집착을 환히 드러내 보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 본당 공동체를 살리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힘을 모아 주시고, 아낌없는 사도직을 실천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전쟁으로 심각하게 위협받는 이 시대에도 희망을 품고 견디시길 바랍니다. 오늘날 온 민족이 폭력에 짓눌리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사람들의 고통을 애써 외면하는 무관심과 냉담함까지 점점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비극 앞에서도 우리는 결코 좌절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말과 행동으로 예수님께서 세상의 구세주이시고, 우리를 온갖 악에서 구하시는 분이심을 선포할 것입니다. 성령께서 우리 마음을 변화시키시고, 교회가 간직한 귀한 보화인 미사로 양육되어 사랑과 평화를 전하는 증인이 되게 해 주시길 빕니다.

 


번역 이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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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9월 2025, 1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