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 레오 14세 교황 “그리스도인은 형제자매로서 서로 사랑하며 일치를 이루어야 합니다”

레오 14세 교황이 11월 30일 레바논으로 떠나기 전, 튀르키예 사목 방문 마지막 날 이스탄불의 성 게오르기오스 정교회 성당에서 바르톨로메오 1세 총대주교 주례로 거행된 거룩한 전례(성체성사: Divina Liturgia)에 참례했다. 교황은 장애물이 존재하지만 교회가 화해의 여정을 중단 없이 나아가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교황은 가톨릭과 정교회의 신학적 대화를 위한 국제 공동 위원회의 활동을 칭송하며 “평화의 건설자”가 되어주길 요청했다.

제1차 니케아 보편 공의회 1,700주년 기념
레오 14세 교황의 이즈니크(튀르키예) 순례 및
튀르키예와 사목 방문
(2025년 11월27일 – 12월2일)


거룩한 전례를 마치며 행한
교황 성하의 연설

성 게오르기오스 정교회 성당 (이스탄불)
2025년 11월 30일, 주일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하는 형제이신 총대주교 성하,

사랑하는 주교 형제님들,

세계 총대주교청의 거룩한 시노드 구성원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교회 역사상 최초의 보편 공의회가 열린 장소를 방문한 우리의 순례 여정이 이 장엄한 거룩한 전례로 마무리됩니다. 이 전례에서 우리는 안드레아 사도를 기념했습니다. 고대 전통에 따르면 안드레아 사도는 이 도시에 복음을 전했습니다. 사도의 신앙이 바로 우리의 신앙입니다. 보편 공의회들이 이 신앙을 정의했고 오늘날 교회가 고백하고 있습니다. 교회 지도자들과 세계 그리스도인 공동체 대표들과 함께, 우리는 교회 일치 기도를 통해 다음과 같은 사실을 기억했습니다. 곧,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경에서 고백하는 신앙이 우리를 참된 친교 안에 하나 되게 하고 우리가 형제와 자매임을 깨닫게 해줍니다. 과거에는 서로 다른 교회의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많은 오해와 심지어 갈등도 있었고, 아직도 우리가 온전한 친교를 이루는 데 방해가 되는 장애물들이 있지만, 우리는 일치를 위한 헌신에서 물러나서는 안 되며 서로를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자매로 여기고 그와 같이 서로 사랑하는 것을 멈춰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깨달음에 영감받아, 60년 전 성 바오로 6세 교황님과 아테나고라 총대주교님은 1054년의 상호 파문을 초래한 불행한 결정과 슬픈 사건들이 교회의 기억에서 지워져야 한다고 엄숙히 선언하셨습니다. 우리의 존경하는 전임자들의 이러한 역사적인 행동은 가톨릭 신자들과 정교회 신자들의 화해와 평화, 성장하는 친교의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이는 또한 잦은 접촉과 형제적 만남, 풍성한 신학적 대화 덕분에 자라났습니다.

이미 시작된 이 여정에 빛을 받아, 교회와 교회법적인 차원에서도 많은 성과가 이루어졌으며, 오늘날 우리는 온전한 친교의 회복을 향해 더 헌신하라는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저는 가톨릭교회 전체의 감사를 표하고 가톨릭과 정교회의 신학적 대화를 위한 국제 공동 위원회의 활동에 대한 총대주교 성하와 세계 총대주교구의 지속적인 지원에 대해 깊은 개인적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습니다. 저는 모든 정교회 자치 교회가 이 같은 과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모든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제 입장에서, 저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와 저의 전임 교황님들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합법적인 차이점을 존중하는 가운데,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받은 모든 이들의 온전한 친교를 추구하는 것이 가톨릭교회와 특히 로마 주교로서 제 직무의 우선순위 중 하나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보편 교회 차원에서 교황의 특별한 역할은 친교와 일치를 구축하고 보존하기 위해 모든 이를 섬기는 데 있습니다.

신앙 안에서 우리 형제자매들뿐만 아니라 모든 인류와 피조물 전체를 돌보라는 주님의 뜻에 충실하기 위해, 우리 교회는 오늘날 성령께서 호소하시는 바에 함께 응답하라는 부름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가깝고 먼 곳에서 피비린내 나는 분쟁과 폭력이 만연한 이 시기에, 가톨릭 신자와 정교회 신자는 평화의 건설자가 되라고 부름을 받았습니다. 물론 평화를 구축하는 선택과 표징을 행동하고 실천하는 것이지만, 평화란 인간적인 노력의 결실일뿐 아니라 오히려 하느님의 선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평화는 기도를 통해, 통회를 통해, 관상을 통해, 주님과의 생기 찬 관계를 통해 평화에 이바지하는 말과 몸짓, 행동을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요구됩니다.

우리 교회가 마주해야 할 또 다른 도전은 위협적인 생태학적인 위기입니다. 성하께서도 자주 상기하셨듯이, 이 위기는 방향을 바꾸어 피조물을 보호하기 위한 진정한 영적 회심을 요구합니다. 가톨릭 신자와 정교회 신자는 모든 이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피조물 보호자임을 자각하는 새로운 사고방식을 증진하기 위해 협력하도록 부름을 받았습니다.

제가 언급하고 싶은 세 번째 도전은 특히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의 활용입니다. 인류에게 제공할 수 있는 엄청난 이익을 깨닫기에, 가톨릭 신자와 정교회 신자가 사람들의 통합적인 발전을 위한 책임 있는 사용과 보편적인 접근성을 증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여, 이와 같은 혜택이 소수의 사람이나 소수 특권층에만 국한되지 말아야 합니다.

이러한 도전들에 응답하는 데 있어서 저는 모든 그리스도인, 다른 종교 전통의 구성원들, 그리고 선의를 가진 수많은 분이 조화를 이루며 협력하고 공동선을 위해 일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총대주교 성하, 저는 마음속에 품고 있는 이러한 생각으로, 오늘 주보 성인인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을 거행하는 형제자매들과 총대주교님께 온갖 선과 건강, 평온을 열렬히 축원합니다. 저는 총대주교님께 이 며칠 동안 저에게 보내주신 따뜻하고 형제적인 환대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안드레아 사도와 그의 형제 사도 베드로, 이 성당의 주보인 위대한 순교자 성 게오르기오스, 니케아 첫 보편 공의회의 거룩한 교부들, 이 유구하고 영광스러운 콘스탄티노플 교회의 수많은 거룩한 목자들의 전구를 구하며, 자비로우신 하느님 아버지께서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이에게 풍성한 축복을 내려주시길 기도합니다.

크로니아 폴라, 앗 물토스 안노스!( Hrònia Pollà, Ad multos annos!: 세세 영원히!)


번역 이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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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12월 2025, 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