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 Papa, basta attacchi in Libano, lotta armata non aiuta Il Papa, basta attacchi in Libano, lotta armata non aiuta  (ANSA)

[미사 강론] 교황 “레바논이여, 다시 일어나라! 평화의 예언자, 정의와 형제애의 거점이 되기를”

레오 14세 교황이 12월 2일 베이루트 워터프론트에서 집전한 미사의 강론을 통해 자신의 첫 번째 사목 방문의 “뜨거운 날들”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교황은 이번 방문에서 만난 이들의 고통과 희망을 마음에 간직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민족적이고 정치적 폐쇄의 “갑옷”을 벗어버리고, 종교적 고백을 “상호 만남”을 향해 열어젖히라고 초대했다.

제1차 니케아 보편 공의회 1,700주년 기념
레오 14세 교황의 이즈니크(튀르키예) 순례 및
튀르키예와 레바논 사목 방문
(2025년 11월27일 – 12월2일)

 

교황 성하의 미사 강론

2025년 12월 2일 화요일, 베이루트 워터프론트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가 기쁨으로 함께 나누었던 이 뜨거운 날들의 끄트머리에 이르러, 주님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수많은 선함의 선물에 대해, 우리 가운데 현존하시는 방식에 대해, 우리에게 풍성하게 제시해 주신 말씀에 대해, 함께 살아가도록 선사하신 모든 것에 대해 감사를 드립니다.

방금 복음에서 들은 것과 같이, 예수님께서도 아버지께 감사의 말씀을 드렸고, 그분을 향해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루카 10, 21).

하지만 찬미의 차원이 항상 우리 내면 안에 자리를 잡고 있지는 않습니다. 많은 경우 삶의 피로에 짓눌리고,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문제로 인해 걱정에 사로잡히며, 악 앞에서 무력감으로 꼼짝 못 하고, 수많은 어려운 상황에 억압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진심 어린 경탄과 감사보다는 오히려 더 체념과 불평에 빠지고 맙니다.

저는 사랑하는 레바논 국민 여러분에게 항상 찬미와 감사의 태도를 가꾸어 나가도록 당부드립니다. 여러분은 주님께서 땅을 비옥하게 해주신 흔치 않은 아름다움을 받은 분들이고, 동시에 여러 형태의 악의 모습이 어떻게 이러한 웅대함을 흐리게 만들 수 있는지 지켜본 목격자요 희생자들입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이 평원에서 저 또한 성경에서 노래한 레바논의 아름다움을 관상할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그곳에 키 큰 향백나무를 심으시고 물을 주며 기르셨고(시편 104, 16 참조), 아가서에 나오는 신부의 옷을 레바논의 향기로 향기롭게 만드셨으며(아가 4, 11 참조) 메시아의 오심으로 인해 빛의 옷을 입은 거룩한 도읍 예루살렘에서 다음과 같이 선포하셨습니다. “레바논의 영광이, 방백나무와 사철가막살나무와 젓나무가 다 함께 너에게 와서 내 성전 터를 영화롭게 하고 나는 내 발이 놓여 있는 곳을 영광스럽게 하리라”(이사 60, 13).

하지만 동시에 그와 같은 아름다움은 빈곤과 고통, 여러분의 역사에 아로새겨진 상처로 인해 흐려져 있습니다. 저는 방금 폭발 현장인 항구에서 기도했습니다. 그 아름다움은 여러분을 괴롭히는 많은 문제, 위태롭고 종종 불안정한 정치적 상황, 여러분을 억압하는 극적인 위기, 옛날의 공포를 다시 불러일으킨 폭력과 갈등으로 인해 흐릿해졌습니다.

이런 형태의 상황에서는, 감사가 쉽게 환멸로 바뀌고, 찬미의 노래가 황폐한 마음속에 자리를 잡지 못하며, 희망의 원천이 불확실성과 혼란으로 인해 말라버리게 됩니다.

하지만 주님의 말씀은 우리 자신을 감사에 마음 열도록 하기 위해서나, 이 땅을 위해 공동의 헌신에 전력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밤의 한가운데에서 작고 빛나는 빛을 찾으라고 권유합니다.

우리가 들었듯이, 예수님께서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드린 이유는 특별한 업적 때문이 아니라 그야말로 보잘것없는 이들과 겸손한 이들, 아무런 주의를 끌지 못하는 이들, 별로 중요하지 않거나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이들,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이들에게 당신의 위대하심을 드러내셨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예수님께서 시작하시려는 하느님 나라는 이사야 예언자가 말했던 특징을 지녔습니다. 곧, 그루터기에서 돋아난 작은 햇순, 새싹이고(이사 11, 1 참조), 모든 것이 죽어가는 것처럼 보일 때 재생을 약속하는 작은 희망입니다. 이와 같이 메시아가 선포되었고, 작디작은 새싹으로 오셨기에, 오직 철부지들만, 크게 내세울 것도 없이 감춰진 세세한 것들과 겉보기에 사라진 역사 안에서 하느님의 자취를 알아볼 줄 아는 이들만 그분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에게도 하나의 지표가 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햇순이 돋고 자라는 새싹의 작음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을 지닐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밤에 빛나는 작은 불빛, 움트는 작은 새싹, 이 역사적 시대의 메마른 정원에 심어진 작은 씨앗들을 우리도, 여기서도, 오늘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의 가정에 뿌리를 내리고 그리스도교 학교에서 자라난 소박하고 순수한 여러분의 신앙을 생각합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요구와 필요에 응답하기 위해 본당과 수도회, 여러 단체의 지속적인 활동을 생각합니다. 저는 수없이 많은 어려움 가운데서도 자신의 사명에 헌신하는 많은 사제와 수도자들을 생각합니다. 저는 자선활동과 사회에 복음을 전하는 데 헌신하는 여러분과 같은 평신도들을 생각합니다. 밤의 어둠을 밝히기 위해 힘들게 애쓰는 이 빛들에 대해, 작고 눈에 보이지 않지만, 미래에 희망을 열어주는 이 작은 씨앗들에 대해, 오늘 우리는 예수님처럼 말해야 합니다. “아버지,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저희와 함께하시고 저희를 흔들리지 않게 해주셔서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동시에 이러한 감사가 친밀하고 허황한 위로로 남아서는 안 됩니다. 우리를 마음의 변화와 삶의 회심으로 이끌어야 하고, 그야말로 믿음의 빛과 희망의 약속 안에서, 사랑의 기쁨 안에서 하느님께서 우리의 삶을 생각하셨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두 이 새싹을 가꾸고, 낙담하지 말며, 폭력의 논리와 돈의 우상숭배에 빠지지 않고, 세력을 넓혀가는 악 앞에 굴복하지 말아야 합니다.

각자 자신의 역할을 다해야 하고 우리가 모두 힘을 합쳐 이 땅이 다시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무장해제하고, 민족적이고 정치적 폐쇄의 갑옷을 벗어버리며, 우리의 종교적 고백을 상호 만남을 향해 열어젖히고, 하나 된 레바논의 꿈을 우리 안에 다시 일깨웁시다. 하나 된 레바논에서는 평화와 정의가 승리하고, 모든 사람이 서로를 형제와 자매로 알아볼 수 있으며, 마침내 이사야 예언자가 묘사한 바가 실현될 수 있습니다. “늑대가 새끼 양과 함께 살고 표범이 새끼 염소와 함께 지내리라. 송아지가 새끼 사자와 더불어 살쪄 가고 어린아이가 그들을 몰고 다니리라”(이사 11, 6).

이것이야말로 여러분에게 맡겨진 꿈이며, 평화의 하느님께서 여러분의 손에 쥐여주신 것입니다. 레바논이여, 다시 일어나라! 정의와 형제애의 거점이 되어라! 레반트 전역에 평화의 예언이 이루어지기를!

형제자매 여러분, 저도 예수님의 말씀을 반복하고 싶습니다. “아버지,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여러분과 이 며칠을 함께 보낼 수 있어서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고통과 희망을 제 마음속에 간직하겠습니다. 이 레반트의 땅이 정의의 태양이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으로 항상 빛나고, 주님 덕분에 절대 지지 않는 희망이 지켜지도록 여러분을 위해 기도합니다.


***

미사 말미의 호소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희년 동안 이뤄진 저의 첫 번째 사목 방문으로 보낸 지 며칠 동안 저는 중동에서 희망의 순례자가 되고자 바랐으며, 불안정과 전쟁, 고통으로 점철된 이 사랑하는 나라를 위해 평화의 선물을 주십사 하느님께 간청드렸습니다.

레반트의 사랑하는 그리스도인 여러분, 여러분의 평화를 위한 노력의 결과가 더디게 오더라도, 오시는 주님께 눈을 들어올리길 권고합니다! 희망과 용기를 갖고 그분을 바라보며, 모든 이가 공생과 형제애, 평화의 길로 나아가도록 초대합시다. 평화를 이루는 자, 평화의 선포자, 평화의 증거자가 되십시오!

중동에는 복수와 폭력의 논리를 거부하고, 정치적, 사회적, 종교적 분열을 극복하며, 화해와 평화의 기치 아래 새로운 장을 열기 위한 새로운 자세가 필요합니다. 전쟁의 공포 속에서 상호 적대와 파괴의 길이 너무도 오랫동안 이어져 왔으며, 그로 인해 비참한 결과가 모든 이의 눈앞에 드러났습니다. 길을 바꿔야 하고, 마음을 평화로 이끌도록 교육해야 합니다.

이 광장에서, 저는 중동과 전쟁으로 인해 고통받는 모든 민족을 위해 기도합니다. 또한 기니비사우의 현재 정치적 분쟁이 평화적으로 해결되기를 바라며 기도합니다. 그리고 홍콩 화재의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저는 특별히 사랑하는 레바논을 위해 기도합니다! 국제 사회가 대화와 화해의 과정을 증진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말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저는 이곳과 전쟁과 폭력으로 얼룩진 모든 나라의 정치적·사회적 권위를 가진 모든 이에게 진심으로 호소합니다. 평화를 호소하는 여러분 국민의 외침에 귀 기울이십시오! 우리 모두 생명과 공동선, 인류의 온전한 발전을 위해 헌신합시다.

그리고 레반트의 그리스도인 여러분, 이 땅의 온전한 시민 여러분, 용기를 내십시오! 온 교회가 사랑과 존경의 마음으로 여러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동정 성모님, 하리사의 성모님께서 항상 여러분을 지켜주시길 빕니다!


번역 이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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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12월 2025, 1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