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크랑-몬타나 참사 유가족들에 “너무나 큰 고통에 마음이 아픕니다”
Salvatore Cernuzio – Città del Vaticano
“진심을 다해 말씀드립니다. 여러분을 만나 뵈니 마음이 뭉클합니다. (…)” 레오 14세 교황은 떨리는 목소리로 2026년 새해 첫날 스위스 크랑-몬타나의 한 클럽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40명이 사망하고 116명이 부상당한 “비극적인 참사”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희생자의 대부분은 젊은이들이었고, 심지어 미성년자들도 있었다. 비극이 발생한 지 15일이 지난 현재, 참사 경위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고, 부상자들의 빠른 회복을 기원하는 기도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밀라노 니구아르다 병원에서는 12명의 이탈리아 젊은이들이 치료를 받고 있으며, 그중 7명은 중환자실에서 입원해 있다. 이런 가운데 레오 14세 교황은 화재로 사망하거나 부상당한 이탈리아 젊은이들의 가족들을 몸과 마음으로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1월 15일 오후 12시경 20여명의 가족들이, 이탈리아 총리 공관인 키지 궁에서 있을 이탈리아 정부 관계자들과의 만남에 앞서, 바티칸 사도궁에서 교황을 만났다. 바티칸 사도궁 ‘교황들의 홀’에서 진행된 만남은 레오 14세 교황의 말과 몸짓, 그리고 갑작스러운 상실의 슬픔에 잠긴 유가족들의 눈물 속에서 친밀하고 감동적인 시간 속에서 이루어졌다. 교황은, 지난 1월 10일 토요일에 가진 로마 교구 청년들과의 만남에서 그랬던 것처럼, 참석자들에게 편안한 어조로 깊은 공감과 애정을 전했다. “여러분 중에 한 분이 저와의 만남을 요청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저는 즉시 ‘네, 시간을 내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토록 큰 고통과 시련 속에 있는 여러분과 이 순간을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가진 믿음, 우리가 믿는 바를 시험받는 때입니다.” 교황은 준비된 연설문 원고를 잠시 내려놓고 이와 같이 말문을 열었다.
“여러분의 희망은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고통을 넘어 수많은 질문을 불러일으킨다. 그중 첫 번째 질문은 “주님, 어떻게 이런 일이?”이다. 레오 14세 교황도 이렇게 말했다. “누군가 제게 비슷한 순간을 떠올리게 해 주었습니다. 바로 장례 미사 때였습니다. 주례 사제는 설교 대신, 인간과 하느님이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말했습니다. 우리 마음속에 늘 자리 잡는 질문을 던지면서 말입니다. ‘주님, 어떻게 이런 일이?’” 그러나 모든 대답에는 한계가 있다고 교황은 말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보편 교회의 대사제로서, 참사 피해자의 어머니와 아버지, 형제 자매, 조부모들에게 그리스도의 부활이라는 영원하고도 유효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왜 여러분과 여러분의 사랑하는 이들이 이토록 큰 시련을 겪어야 하는지 저는 설명드릴 수 없습니다. 오늘 제가 여러분께 전하는 애정과 인간적인 위로의 말은 너무나 부족하고 무력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오늘 여러분이 만나러 온 베드로의 후계자인 저는 확고한 신념으로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여러분의 희망, 여러분의 희망은 헛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참으로 부활하셨기 때문입니다! 거룩한 교회는 이를 증언하고 확신을 가지고 선포합니다.”
교황은 이것이야말로 “극심한 고통과 슬픔의 순간”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적절한” 대답이라고 말했다. 유가족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슬픔은 “가장 소중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비극적인 참사로 목숨을 잃었거나, 전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은 끔찍한 화재의 여파로 몸이 흉측하게 변형되어 오랫동안 입원 치료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모든 일이 “모두가 기뻐하고 축하하며 행복을 기원하던 바로 그날, 가장 예상치 못한 순간에” 일어났다.
적절한 한 마디는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의 말씀입니다
교황은 이번 참사에 대해 할 말이 없을 뿐 아니라 그 의미를 파악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여러분이 느끼고 있는 감정에 걸맞은 위로, 의미 없고 피상적인 말이 아닌 여러분의 마음을 깊이 어루만지고 희망을 되살려주는 진정한 위안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교황은 “오늘 여러분이 가까이 하고 있는 십자가 위의 하느님의 아드님을 바라보라”고 초대했다. “그분께서는 버림받은 고통의 심연에서 아버지께 ‘저의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 하고 부르짖으셨습니다.” 교황은 “아버지께서는 아드님의 기도에 사흘 동안 침묵으로 응답하셨습니다. 그러나 이 얼마나 놀라운 응답이었습니까!”라고 말했다. “예수님께서는 영광스럽게 부활하셔서 파스카의 기쁨과 영원한 빛 속에서 영원히 살아 계십니다.”
교황과 교회는 피해자 가족 가까이 있습니다
교황은 바오로 사도의 말을 인용하며 “그 무엇도 여러분을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것처럼, 고통받는 사랑하는 사람들, 혹은 여러분이 잃은 사람들로부터 여러분을 떼어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교황은 “우리 안에 있는 믿음은 우리 삶의 가장 어둡고 고통스러운 순간들을 대체할 수 없는 빛으로 비춰주며, 우리가 목표를 향해 용감하게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예수님께서는 인내와 끈기를 요구하는 죽음과 부활의 길에서 우리보다 앞서 가신다”고 강조했다. “그분의 가까움과 자애로움을 확신하십시오. 그분은 여러분이 겪는 일에서 멀리 계시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분은 여러분과 함께 그 고통을 나누고 짊어지십니다.” 그리고 “온 교회” 또한 그러하다고 말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그리고 “사랑하는 이들과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해 주시기를”, 그리고 그들의 가족들을 위해 교회의 기도와 자신의 기도를 약속했다. 교황은 “오늘 여러분의 마음은 십자가 아래에서의 마리아의 마음처럼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그리고 참석한 이들에게 함께 ‘주님의 기도’를 바치도록 권고하고, 모든 이들을 슬퍼하는 이들의 위로이신 성모님께 맡겼다.
“이 힘든 시기에 성모님께서는 여러분 곁에 계십니다. (...) 주저 없이 성모님께 여러분의 눈물을 바치고 성모님께서 주실 수 있는 어머니의 위로를 구하십시오. 성모님처럼 여러분도 고통의 밤에도 인내하며 기다릴 줄 알게 될 것입니다. 언젠가 새로운 날이 밝아오고, 다시금 기쁨을 되찾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말입니다.”
번역 김호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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