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알현] 교황 “하느님 말씀, 교회에 맡겨진 ‘유산’이자 역사 속에서 살아 숨 쉬는 현실입니다”
[교리교육]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들
‘하느님의 계시에 관한 교의 헌장’ 「하느님의 말씀」(Dei Verbum)
3. 하나인 거룩한 유산. 성경과 성전의 상호 관계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환영합니다!
오늘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하느님의 계시에 관한 교의 헌장’ 「하느님의 말씀」(Dei Verbum)에 대한 묵상을 이어가면서, 성경(Sacra Scrittura, 聖經)과 성전(Tradizione, 聖傳)의 상호 관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두 개의 복음 대목을 배경으로 삼아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대목은 다락방에서 있었던 일인데,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중요한 유언 말씀입니다. “나는 너희와 함께 있는 동안에 이것들을 이야기하였다. 보호자,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것을 기억하게 해 주실 것이다. (…) 그분 곧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요한 14,25-26; 16,13).
두 번째 장면은 갈릴래아 언덕으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놀라움과 의심에 휩싸인 제자들에게 다가가시어 이르십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9-20). 이 두 장면 모두 그리스도께서 하신 말씀과 그 말씀이 여러 세기에 걸쳐 전파된 과정 사이의 긴밀한 관계가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이에 대해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이하 공의회)는 다음과 같은 인상적 표현을 통해 말합니다. “성전과 성경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고 또 상통한다. 이 둘은 동일한 신적 원천에서 솟아 나와 어떤 방식으로든 하나를 이루며 같은 목적을 지향하고 있다”(「하느님의 말씀」, 9항 참조). 성전은 하느님의 말씀을 보존하고 해석하며 구현하는 교회를 통해 역사의 흐름 속에서 이어집니다. 「가톨릭교회 교리서」는 이와 관련하여 교부들의 격언을 인용합니다. “성경은 물질적인 수단들보다는 오히려 교회의 마음 안에 적혀 있다”(113항 참조). 곧, 성스러운 책 안에 적혀 있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인용한 그리스도의 말씀에 따라 공의회는 “사도들에게서 이어 오는 이 성전은 성령의 도우심으로 교회 안에서 발전한다.”(「하느님의 말씀」, 8항)고 말합니다. 이는 “신자들의 명상과 공부”를 통한 완전한 이해, “영적인 것들에 대한 좀더 깊은 인식”을 통해 쌓이는 경험, 그리고 무엇보다도 “확고한 진리의 은사”를 받은 사도들의 후계자들의 설교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요컨대, “교회는 자신의 가르침과 생활과 예배를 통하여 그 자신이 믿는 모든 것을 영속시키며 모든 세대의 사람들에게 전달합니다”(상동).
이와 관련하여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님의 유명한 말씀이 있습니다. “성경은 읽는 이와 함께 자랍니다.”[1] 이미 아우구스티노 성인께서는 “성경 전체에 걸쳐 전개되는 하느님의 말씀은 오직 하나뿐이며, 수많은 성인들의 입에서 울려 퍼지는 말씀도 오직 하나뿐이다”라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2] 그러므로 하느님의 말씀은 돌처럼 딱딱한 것이 아니라 성전(Tradizione) 속에서 발전하고 성장하는 살아 숨 쉬는 유기적인 실체입니다. 성전은 성령의 도움으로 그 진리의 풍요로움을 이해하고, 변화하는 역사의 흐름 속에서 말씀을 구현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교회 학자이신 존 헨리 뉴먼 성인께서 자신의 저서 「그리스도교 교리 발전에 대한 논고」에서 제시하신 내용입니다. 성인은 그리스도교가, 공동체적 경험이자 가르침으로서, 예수님께서 친히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마르 4,26-29 참조)에서 말씀하셨듯이 역동적인 실체라고 말했습니다. 곧, 내적인 생명력 덕분에 발전하는 살아있는 실체라는 것입니다.[3]
바오로 사도는 자신의 제자이자 협력자인 티모테오에게 거듭해서 권고합니다. “티모테오, 그대가 맡은 것을 잘 지키십시오.”(1티모 6,20; 2티모 1,12.14 참조). 공의회의 ‘하느님의 계시에 관한 교의 헌장’ 「하느님의 말씀」은 바오로 서간의 이 구절을 다음과 같이 상기합니다. “성전과 성경은 교회에 맡겨진 하느님 말씀의 유일한 성스러운 유산을 형성하며”, 그 해석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권한을 행사하는 교회의 살아 있는 교도권에만 맡겨져 있다.”(10항) 유산(Deposito)은 본래 법률적 성격을 지닌 용어로서, 맡김을 받은 이에게 그 내용(이 경우에는 신앙)을 보존하고 온전하게 전달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의 유산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교회의 손 안에 있으며, 우리 모두는 각자의 다양한 교회 사목을 통해 그 말씀의 온전함을 계속해서 지켜 나가야 합니다. 마치 복잡한 역사와 삶 속에서 우리를 인도하는 별처럼 말입니다.
끝으로, 사랑하는 여러분, 다시 한번 「하느님의 말씀」의 가르침을 들어봅시다. 이 문헌의 가르침은 성경과 성전의 긴밀한 관계를 강조하며, 성경과 성전은 서로 너무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으며, 한 분이신 성령의 인도 아래 저마다의 방식으로 작용하여 영혼 구원에 효과적으로 기여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10항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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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제키엘서 강해」I, VII,8: 「라틴 교부 총서」76, 842D
[2] 「시편 상해」103, IV, 1
[3] 존 헨리 뉴먼, 「그리스도교 교리 발전에 대한 논고」, 밀라노 2003, 1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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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
어제(1월 27일)는 수백만 명의 유대인과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것을 기리는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의 날이었습니다. 매년 찾아오는 이 고통스러운 추모의 날에 저는 전능하신 하느님께 반유대주의가 더 이상 없고, 그 어떤 인간에 대한 편견, 억압, 박해도 없는 세상을 선물로 주시기를 청합니다. 저는 국제사회가 항상 경계를 늦추지 않고, 다시는 어떤 민족에게도 대량 학살의 참상이 닥치지 않도록, 그리고 상호 존중과 공동선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가 건설될 수 있도록 간절히 호소합니다.
번역 김호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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