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03 Venerdi Santo Passione del Signore - Via Crucis 2026.04.03 Venerdi Santo Passione del Signore - Via Crucis  (@VATICAN MEDIA)

교황, 콜로세움에서 십자가의 길을 거행하며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라가자”고 기도

레오 14세 교황이 성금요일에 십자가의 길 14처 모두 십자가를 지고 예식을 거행했다. 프란체스코 패튼 신부가 쓴 묵상에는 권력을 남용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일이 빈번한 오늘날의 현실에 대한 경고가 담겨 있다. 주님 수난에 대한 복음 내용들이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글과 함께 전해졌다. 교황은 가난한 성 프란치스코의 기도를 통해, 성령의 힘을 받아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르자고 초대했다

Tiziana Campisi – Città del Vaticano


성 프란치스코는 우리로 하여금 성부와 성자와 성령을 하나로 묶는 사랑의 관계에 점차 깊이 관여해 나가는 여정으로서 삶을 살아가도록 초대한다.

이는 4월 3일 성금요일 밤, 로마 콜로세움에서 주재한 십자가의 길이 끝난 후 레오 14세가 하늘에 바친 기도 ‘전능하신 주님(Omnipotens)’의 내용이다. 이 기도는 성 프란치스코가 “전 수도회에 보내는 편지”를 마무리하며 그리스도를 본받으라고 권고한 내용을 담아 지은 것이다. 교황은 사람들이 그리스도를 본받아 자신의 뜻을 하느님의 뜻에 맞추고, 그분의 은총을 통해 “완전하신 삼위일체” 안에서 살아계시고 다스리시는 그분과의 만남에 이르기를 기도했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시며 의로우시고 자비로우신 하느님, 저희 비천한 자들이 주님의 사랑을 위하여 주님께서 원하시는 바를 행하게 하시고,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을 늘 원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내면이 정화되고 성령의 불로 내면이 비추어지며 불타오르게 되어, 당신의 사랑하는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를 수 있게 하소서.”

교황과 함께하는 십자가의 길 14처
콜로세움 주변은 깊은 묵상의 순간이었다. 3만 명의 신자들이 모여들었는데, 자녀를 동반한 부모들, 소년 소녀들, 사제들과 수녀들, 수도자들, 그리고 각지에서 온 순례자들이 지정된 구역을 가득 메웠다. 어둠 속에서 작고도 인상적인 빛을 내는 횃불들은, 예수님께서 골고타로 향하셨던 그 길 속에서 현재의 세상을 바라보는 프란체스코 파톤 신부(프란치스코회 수사이자 전 성지 수호자)가 쓴 묵상이 담긴 소책자와 함께 신자들의 손에 쥐여져 있었다.

교황은 횃불을 든 두 명의 젊은이들과 나란히 서서, 조명과 촛불로 밝혀진 고대 경기장 내부 5곳과 외부 9곳, 총 14처를 모두 십자가를 지고 행진했다. 지난 화요일 카스텔 간돌포를 떠나며 기자들에게 밝힌 바와 같이, 교황은 “오늘날 세계의 영적 지도자”로서 “그리스도가 여전히 고통받고 계심을 알리기 위해” 그리고 인류의 “고통”을 자신의 “기도”에 담기 위해 “중요한 표징”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고통의 길(Via Dolorosa)에 놓인 현 상황
수난에 대한 복음 내용들과 성 프란치스코 선종 800주년을 기념하면서 함께 낭독된 그의 글을 읽을 때에는 비토리아 벨베데레, 주지 부세미, 바르바라 카포니, 오라지오 코클리테가 번갈아 가며 해설과 기도를 바쳤다. “그리스도님, 당신 십자가로 세상을 구원하셨기에 저희는 당신을 흠숭하며 찬미하나이다”, 마르코스 파반 몬시뇰이 지휘하는 시스티나 합창단이 각 처의 안내가 끝난 후 노래했다. 묵상에서 드러나는 현재의 상황은, 권력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권력 남용을 성찰하며, 인간의 권위와 예수님의 사랑의 힘을 대조하는 프란치스코회 수도사의 영감의 원천이 된다.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과 특히 어머니들의 고통을 기억하며, 키레네인의 얼굴에서 누군가를 돌보거나 진실을 알리기 위해 목숨을 걸고 있는 수많은 자원봉사자와 인도주의 활동가, 언론인들의 모습을 만난다. 예수님께서 겪으신 고통이 선포될 때마다 교황도 그리스도를 찬양하는 노래에 동참했다. 레오 14세는 깊은 묵상에 잠겨, 때로는 나무에 단단히 고정된 십자가를 꽉 쥔 손으로 바라보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콜로세움 밖으로 막 나서자, 교황을 촬영하기 위해 번쩍이는 수천 대의 휴대폰 불빛에도 불구하고 그는 흔들리지 않는다.

성 프란치스코의 축복
모든 것이 고요해지는 성토요일을 맞이하는 기도의 침묵 속에서, 교황 레오 14세가 처음으로 이끄는 십자가의 길 행렬이 이어졌다. 그 뒤를 교황전례원장 귀도 라벨리 몬시뇰, 로마 교구 총대리인 발도 레이나 추기경, 부총대리이자 중부지역 보좌주교인 레나토 타란텔리 바카리 몬시뇰, 그리고 로마의 다른 보좌주교들이 뒤를 잇는 이 행렬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그리스도의 수난이 절정에 달했던 그 순간으로 우리를 데려갔다.

패튼 신부는 이 십자가의 길 묵상을 통해 신자들이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르도록 돕고, 비신자들에게는 예수님께서 모든 이를 사랑하신다는 사실과, 희망을 잃은 이들도 그분 안에서 희망과 삶의 이유를 찾을 수 있음을 깨닫게 하려고했다. 그리고 고난의 길이 끝나는 팔라티노 언덕에서, 교황은 성 프란치스코가 사용했던 성서적 축복의 말씀을 인용하며 군중에게 하느님을 부르며 강복했다.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은혜를 베푸소서.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당신 얼굴을 돌리시고 평화를 허락하소서”

교황의 말씀이 끝나자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지만, 모든 참석자를 하나로 묶어주었던 기도의 분위기는 여전히 이어지면서 성가 ‘충실한 십자가’ 연주되었고, 레오 14세도 함께 불렀다. 잠시 후, 교황은 로마 시장 로베르토 구알티에리, 레이나 추기경, 그리고 로마 교구의 보좌 주교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차를 타고 바티칸으로 돌아갔다.

번역 한영만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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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4월 2026, 2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