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우리는 ‘생태적 회심’이 필요합니다”
Adriana Masotti / 번역 김호열 신부
프란치스코 교황은 9월 3일 목요일 오전 로마를 방문한 프랑스 환경운동가들의 예방을 받았다. 이번 만남은 프랑스 주교회의가 환경 문제 전문가들과 함께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에 대해 성찰하는 모임 이후 이뤄졌다. 교황은 준비된 연설문 원고를 손에 들고 있었지만, 연설문을 읽기보다 자유롭게 말하길 원했다. 연설문 원고는 참석자들이 나중에 읽어볼 수 있도록 나눠줬다.
개인의 증거
교황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친밀하게 들려주면서 말문을 열었다. 바로 환경 문제에 대한 자신의 “회심”의 여정에 관한 이야기였다. 교황은 자신이 브라질 아파레시다에서 열린 라틴아메리카 주교총회에서 일할 당시 아마존에서 나온 제안들이 복음화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그 제안들을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2006년 당시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2015년 회칙 「찬미받으소서」가 반포됐습니다. 저는 회심의 길을, 생태 문제를 알아듣는 회심의 길을 걸었습니다. 그 전에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 아무것도 모르던 2006년 아파레시다의 제 모습에서 회칙「찬미받으소서」에 이르는 저의 여정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것을 기쁘게 증언합니다. 우리는 모든 이가 이러한 회심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동시대 문화가 상실한 토착원주민들의 지혜
교황은 회심한다는 것이란 토착원주민에 대한 시각을 바꾸고, 잘 사는 삶의 지혜를 이해하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잘 사는 삶은 달콤한 삶이 아닙니다. 그렇습니다. 달콤함 속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잘 사는 삶은 피조물과 조화롭게 사는 것입니다. 우리는 잘 사는 삶의 지혜를 잊어버렸습니다. 원주민들은 우리에게 (잘 사는 삶이라는) 열린 문을 가져옵니다. 캐나다 서부 원주민 출신의 일부 노인들은 자기네 손자들이 시내에 가서 현대적인 물건들을 사고 자신들의 뿌리(근본)를 잊어버린다고 불평합니다. 자신의 뿌리를 잊어버리는 것은 원주민들뿐만 아니라 동시대 문화의 극적인 현실입니다.”
교황이 언급한 것처럼 오늘날은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것 사이에서 조화가 사라졌다. 교황은 우리 모두가 “우리의 애틋하고 온유한 사랑과 위로하는 역량에 대해서도”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위로하는 역량은 “조화 속에서 잘 사는 것”이고 인간 생태론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교황은 하나의 전통에 속한다고 느끼며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자신의 뿌리를 돌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부모들과의 대화
마지막으로 교황은 자신이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는 주제를 언급했다. 그 주제는 바로 노인과 조부모들과의 관계, 그리고 그들과의 대화에 관한 것이다. 교황은 다음과 같이 마무리했다.
“요엘서의 이 구절이 언제나 저를 감동시켰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꿈을 꿉니다. 노인들은 꿈을 꾸며 젊은이들은 예언을 하리라.’ 젊은이들은 예언자들입니다. 노인들은 꿈꾸는 이들입니다. 정반대인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노인들,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대화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인간 생태론입니다.”
자연 훼손
교황이 이날 오전 알현 참가자들에게 나눠준 연설문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우리는 인류 가족의 일원이며, 공동의 집에서 살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우리 모두는 공동의 집이 심각하게 훼손됨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연설문은 현재의 위기가 어떻게 우리의 나약함과 우리의 상호연결성을 떠올려주게 됐는지 언급하면서, 그럼에도 희망해야 할 이유가 몇 가지 있다고 말했다.
“사태의 시급성에 대한 인식이 이제 거의 모든 곳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생태론에 관한 주제가 모든 차원의 사고방식에 점점 더 스며들고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고 진행속도가 너무 느리기도 하며 심지어 뒷걸음질 칠 때도 있지만, (생태론에 관한 주제가) 여전히 정치적·경제적 선택에도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다는 사실이 기쁩니다.”
가톨릭교회의 기부
연설문은 “교회는 기성품 같은 해법을 제시하지도, 기술·경제·정치적 문제의 어려움을 모른 체하지도 않는다”면서, 공동의 집을 보호하기 위한 가톨릭교회의 노력을 재확인했다. 교회는 특히 “심오하고 꾸준한 생태적 회심을 장려하기 위해” 양심을 길러내는 데 있어서 자신의 역할을 하려 한다. 믿음은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장 취약한 형제자매들뿐만 아니라 자연을 보호하려는 원대한 동기”를 제공하며, 믿음과 학문 사이에서 결실 있는 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성경은 세상이 혼돈이나 우연에서 생겨난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 부르시고 항상 존재로 부르시는 하느님의 결정에서 생겨났다고 가르칩니다. 우주는 아름답고 선합니다. 우주를 관상함으로써 우리는 우주를 만드신 분의 무한한 아름다움과 선하심을 엿볼 수 있습니다. 모든 피조물, 심지어 가장 일시적인 피조물조차도 세상에 그 자리를 마련해주시는 아버지의 애틋하고 온유한 사랑의 대상입니다.”
인간은 자연의 주인이 아니라 관리자
인간의 임무는 하느님의 작품을 존중하고, 스스로를 자연과 자연이 제공하는 것들의 절대적 주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그것들을 관리하는 것이다. 인류는 복음이 제안하는 대로 “정의와 평화와 형제애와 조화를 이루고” 땅에서 살도록 부름 받았다. 하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연을 남용한다면 “조화는 깨지고 심각한 불평등과 불의와 고통이 생길 것”이다. 교황의 연설문은 다음과 같이 재차 강조한다.
“인간이 가진 동일한 무관심, 동일한 이기심, 동일한 탐욕, 자신이 세상의 주인이며 통치자라는 동일한 주장이 한편으로는 다양한 종을 파괴하고 자연자원을 약탈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빈곤을 이용하고, 여성과 아동의 노동을 착취하고, 가족 단위와 관련된 법률을 번복하고, 수정된 순간부터 자연사에 이르기까지의 인간 생명에 관한 권리를 더 이상 존중하지 않습니다.”
세상을 치유하기 위해 인간의 마음 치유하기
그러므로 인간 관계를 치유하지 않고는 피조물과의 관계도 치유할 수 없다. “인간의 마음을 치유함으로써 우리는 이 세상의 사회적이고 환경적인 무질서 모두를 치유하는 희망을 품을 수 있습니다.” 교황의 연설문은 참석자들에게 어려움 중에도 예수 그리스도께 기반을 둔 희망을 품으라고 초대하면서, 환경보호 활동을 지속하라고 격려했다. 연설문은 다음과 같이 마무리된다. “그분께서는 우리를 버리지 않으시고, 우리를 홀로 두지 않으십니다. 그분께서 몸소 이 땅과 궁극적으로 결합하셨고, 그분의 사랑은 우리가 새로운 길을 찾도록 언제나 우리를 이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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