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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과 엄률 시토회(트라피스트회) 총회 참석자들의 만남 프란치스코 교황과 엄률 시토회(트라피스트회) 총회 참석자들의 만남 

교황 “친교는 우리를 획일화와 분열에서 벗어나게 하는 하느님의 꿈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9월 16일 오전 클레멘스 홀에서 엄률 시토회(트라피스트회) 총회에 참석한 수도승 200여 명을 만났다. 이날 만남에서 교황은 예수님과 같은 마음이 되어 △친교 △참여 △선교 △양성에 대해 예수님께서 어떻게 꿈을 꾸셨는지 상상해 보라고 초대했다. 이어 우리를 개인적이고 공동체적인 차원으로 강화하는 이 꿈들이 사실 “우리의 것”은 아니지만 “성령 안에서” 그 꿈들과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Paolo Ondarza / 번역 안주영

친교에 대한 예수님의 꿈은 우리를 획일화와 분열에서 벗어나게 한다. 이는 아시시의 포르치운쿨라에서 열린 트라피스트회 총회의 두 번째 회기에 참석한 수도승들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 연설의 핵심 주제다. 

예수님의 꿈

교황은 엄률 시토회 수도승들에게 “예수님의 꿈”, 곧 하느님 아버지께서 신성과 인성을 지니신 예수님의 마음에 불러일으키신 가장 큰 열망인 △친교 △참여 △선교 △양성에 대한 꿈을 찾으라고 초대했다. 이어 꿈을 꾼다는 것은 유토피아적 의미가 아니라 계획의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총회가 12개 지역의 엄률 시토회에서 드러나는 꿈들을 공유하고 이를 식별의 주요 쟁점으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다시 말해 그리스도를 통해 이 모든 ‘꿈들’을 해석하고, 복음 안에서 그리스도와 하나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객관적이며 관상적인 의미에서 예수님께서 이러한 현실, 곧 친교, 참여, 선교, 양성에 대해 어떤 꿈을 꾸셨는지 상상하는 문제입니다. 개인적이고 공동체적인 차원에서 우리를 강화시켜 주는 이러한 꿈들은 사실 우리의 것이 아니라 그분의 것이지만, 우리는 성령 안에서 이 꿈들과 하나가 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엄률 시토회 수도승들의 만남
프란치스코 교황과 엄률 시토회 수도승들의 만남

차이 안에서의 조화

교황에 따르면 예수님과 제자들의 친교를 꿈꾸는 것은 “예수님과 하느님 아버지께서 이루신 것”으로서 우리의 친교를 살아내는 것을 의미한다. 

“명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친교는 획일화, 동질성, 양립성 혹은 어느 정도만 어울린다거나 강제로 어울린다는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와 우리의 공동 관계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해 하느님 아버지와 맺는 관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들의 다양성을 염려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다양성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성령께서 차이를 만드시고 차이 안에서의 조화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우리는 분열을 일으키는 파벌주의와 배타주의를 우려해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엄률 시토회 수도승들의 만남
프란치스코 교황과 엄률 시토회 수도승들의 만남

참여적 형제애

교황은 축성생활 공동체가 “한계 속에서도 나날이 그리스도의 은총을 신뢰하며 함께 살기로 선택한 구체적인 사람들 사이에 참여적 형제애의 방식을 증거함으로써” 하느님 나라의 표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늘날 커뮤니케이션의 수단도 공동체의 구체적인 삶에 – 가상적 참여가 아닌 – 실제적 참여에 도움이 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합니다.”

선교는 모든 이에게 영향을 줍니다

선교의 꿈은 교회의 모든 이와 관련이 있다고 교황은 힘주어 말했다. “교회에 주어진 모든 카리스마는 세상의 복음화를 위한 것입니다.” 

“수도원에서 기도하는 수도승은 이 땅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를 다합니다. 그는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 아버지께서 계시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이 세상에서 하늘나라를 향한 여정에 있음을 가르치는 몫을 행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물음을 던질 수 있습니다. 어떻게 엄률 시토회의 수도승이면서 ‘밖으로 나가는 교회’의 일부가 될 수 있는가? (…) 여러분에게서 대답을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지금으로서는 ‘어떤 형태의 복음화에 있어서도 최우선권은 항상 하느님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엄률 시토회 수도승들의 만남
프란치스코 교황과 엄률 시토회 수도승들의 만남

성덕의 꿈

교황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 주시는 성령의 힘을 신뢰하라고 거듭 당부했다. 성령의 힘이 있기에 모든 제자는 예수님의 또 다른 꿈인 ‘양성’의 여정에서 낙담하지 않고 겸손과 섬김을 통해 이를 완성할 수 있다. 

“주님의 마음 안에 양성의 꿈을 증거하는 복음적인 언급이 많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러한 언급을 성덕의 꿈으로 요약하며 다시 한번 이렇게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받은 세례의 은총이 성덕의 길에서 열매를 맺게 하십시오. 모든 것이 하느님께 열려 있게 하십시오. 어떠한 상황에서든 하느님을 향하십시오.’”

수도승과 종교 간 대화

지난 2월 총회의 첫 번째 회기에서 선출된 베르나르두스 피터스(Bernardus Peeters) 신임 아빠스는 카자흐스탄 사도 순방 직후 만남을 수락해준 교황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성 바오로 6세 교황님은 성 베네딕토의 수도 규칙을 따라 사는 수도승에게 종교 간 대화를 맡기셨습니다. 저희에게 있어 종교 간 대화는 말을 통한 대화가 아니라 ‘만남의 문화’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방문의 영성’을 따르는 삶을 나누는 일입니다.”

엄률 시토회의 총회는 통상 3년마다 개최되지만,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으로 인해 2017년 이후로 소집되지 않았다. 피터스 아빠스는 “우리는 외람되나마 꿈을 꾸면서 수도회의 관상 카리스마와 그에 대한 예언자적 가치를 재발견함으로써 교회와 세상에 대한 책임을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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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9월 2022, 1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