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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교구 형제회 연맹 회원들을 만난 교황 이탈리아 교구 형제회 연맹 회원들을 만난 교황  (Vatican Media)

교황, 이탈리아 교구 형제회 연맹에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여러분의 전통을 쇄신하십시오”

프란치스코 교황이 약 25년 전 연맹으로 모인 이탈리아 신자 연합회 회원들에게 자기 자신 안에 갇혀 있지 말라며 교회와의 친교 안에서 거듭나고 영적·경제적·예술적·역사적 유산을 현재에 다시 투자하라고 주문했다. “여러분의 오랜 전례 방식과 신심 실천이 열성적인 영성생활과 구체적인 사랑의 헌신으로 활기를 띠길 바랍니다.”

Tiziana Campisi / 번역 이창욱

“이탈리아 사회와 교회 조직 내에 존재하는 여러분의 ‘누룩’이 반죽 전체를 발효시킬 수 있도록 살아 있어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월 16일 오전 바티칸 사도궁의 콘치스토로 홀에서 ‘이탈리아 교구 형제회 연맹(Confederazione delle Confraternite delle Diocesi d’Italia)’ 회원들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그들의 역할을 이 같이 정의했다. 지난 2000년 “대희년의 상황에서” 설립된 이 단체는 이탈리아 교구 내에서 “매우 풍요롭고 다양한 형제회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지원하고 조정하기 위해 20년 이상 노력해 왔다. 이제 2025년 새 희년을 앞두고 설립 25주년을 준비하고 있다.

이탈리아 형제회의 현실

이탈리아 반도에서 형제회 연맹에 등록한 사람은 약 3200명이며 총 회원 수는 200만 명에 달한다. 여기에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는 가족이나 친구도 추가해야 한다. 교황은 그들의 활동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교회 내 평신도의 본질과 사명에 관해 말한 내용”을 떠올린다고 말했다. “평신도들은 세속 안에서 (...) 하느님께 부르심을 받아 (...) 누룩처럼 내부로부터 세상의 성화에 이바지하며 (...) 다른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분명하게 보여 준다”(교회에 관한 교의 헌장 『인류의 빛』 (Lumen gentium), 31항 참조). 교황은 “대중 신심 안에는 적극적인 복음화의 힘이 있다”며 “우리 시대의 사람들이 배울 것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 바오로 6세 교황의 권고 「현대의 복음 선교」(Evangelii nuntiandi)가 “교회 생활에서 대중 신심의 위치를 잘 설명하고 있다”며 “우리가 계속 앞으로 나아가도록 도와주는 예언적인 교황 권고”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교황은 “창의적이고 역동적인 헌신으로 연맹의 삶과 사랑의 현존을 함양하라”고 격려했다.

“성령의 감도를 받을 수 있도록 여러분 자신을 내어 맡기며 앞으로 걸어가십시오. 여러분이 행렬할 때와 마찬가지로 모든 공동체 생활에서도 그렇게 하십시오. 여러분 역사의 풍요로움과 기억이 자기 자신 안에 갇히게 하거나, 과거를 그리워하게 만들거나, 현재에 대해 마음을 닫아걸게 하거나, 미래를 두고 비관하게 만드는 근거가 되지 않길 바랍니다. 오히려 시대의 표징과 하느님의 놀라움에 열려 있는 여러분의 영적·인간적·경제적·예술적·역사적·민속적 유산을 오늘날 다시금 투자하는 강력한 동기가 되길 바랍니다.”

복음 정신, 교회 정신, 선교 정신 안에서 걷기

교황은 형제회 연맹이 복음 정신, 교회 정신, 선교 정신 등 세 가지 근본적인 노선을 따라 자신들의 여정을 걷도록 특별히 초대했다. 구체적으로 말해 그 노선은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라 걷기 △함께 걷기 △복음을 선포하며 걷기다. 교황에게 있어 형제회는 복음 선포의 자리가 돼야 하고, 형제회에 속한 사람들은 복음에 더 가까이 다가가 날마다 복음을 읽어야 한다. 왜냐하면 복음은 “마음을 성장시키기” 때문이다. “몸으로 복음을 만나고 그 다음 영적으로 만나야 합니다.”

“저는 그리스도께서 여러분 삶의 중심이 되시도록 여러분이 매일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양성기간을 정기적으로 마련하고 참여하며, 열심히 성사생활을 하고, 개인 기도와 공동체 기도에 열렬하게 참여하며 살아가라고 권고하는 바입니다. 여러분의 오랜 전례 방식과 신심 실천이 열성적인 영성생활, 참된 영성생활과 구체적인 사랑의 헌신으로 활기를 띠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가정과 일터에서 모든 이가 쉽게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는 선물이 될 수 있도록 그리고 신앙에 접근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신앙에 다가서게 해 주는 자극제가 될 수 있도록, 교회의 여정과 친교를 새로운 방식으로 이루는 일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함께 걷기

교황은 두 번째로 ‘함께 걸으라’고 권고했다. “형제회의 역사는 교회에 수세기에 걸친 시노드의 체험을 선사합니다. 그것은 양성, 식별, 숙고라는 공동체 도구를 통해 표현됩니다.” 교황은 형제회 연맹이 주관하는 모임과 회의가 “순전히 행정적이거나 배타주의적인 모임으로 축소”되면 안 된다며 “항상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말씀과 교회에 귀를 기울이고, 기도와 진실한 사랑의 분위기를 특징으로 하는 형제적 대화를 위한 장소”가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럴 때 형제회는 “생생한 현실”이 될 수 있고 “봉사와 복음화의 새로운 길”을 찾도록 도울 수 있다.

당대 세계의 필요를 바라보며 복음을 선포하십시오

세 번째로 교황은 복음 선포, 곧 ‘선교 정신’을 설명하면서 신앙의 증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 시기에 형제회 연맹 회원들이 형제적 사랑을 실천한 것처럼, 특별히 “우리 시대의 새로운 가난”을 식별하고 돌봐야 한다. 교황은 새로운 가난이 무엇인지 잘 연구하라며, 잘 살펴보면 새로운 가난이 도처에 있다고 말했다. 

“우리 시대의 요구에 창의성과 용기로 응답하면서, 봉사의 카리스마와 선교사명의 카리스마를 생생하게 지켜 나가십시오.”

끝으로 교황은 형제회 연맹에 속한 이들이 하느님 사랑의 선교사, 온유한 사랑의 선교사, 자비의 선교사가 되라고 초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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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월 2023,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