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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자들과 함께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병자들과 함께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Vatican Media)

교황 “병자를 버리는 세상은 냉소적 세상... 미래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월 16일 ‘이탈리아 영상의학·재활의학·예방의학 전문의 연맹’ 회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모든 인간이 치료에 대한 접근과 건강에 대한 기본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각국이 노력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Salvatore Cernuzio / 번역 이재협 신부

“건강은 호사를 누리자는 게 아니라 모든 이를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모든 인간이 치료에 대한 접근과 건강에 대한 기본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전략과 자원을 모색하기 위해” 각국이 힘써야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산적이지 않거나 효율적이지 않은 사람, 특히 병자를 없애려는 “버리는 문화”를 거슬러 다시 한번 목소리를 높였다. 교황은 1월 16일 오전 클레멘스 홀에서 ‘이탈리아 영상의학·재활의학·예방의학 전문의 연맹(이하 연맹)’ 회원 150여 명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연설했다.

“병든 이를 버리고 치료받을 수 없는 사람을 돕지 않는 세상은 냉소적인 세상입니다. 그런 세상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이웃을 섬기는 이들

교황은 의료현장에서 자신의 사명을 다하고 헌신하는 전문의들, “특히 드러나지 않는 이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어 지난 3년간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은 전 세계의 아픈 체험을 상기했다. “여러분의 헌신과 노고가 없었더라면 많은 아픈 이들이 돌봄을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사랑의 힘으로 고양된 의무감은 자신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리면서도 이웃을 위해 봉사하도록 이끌었습니다. 여러분을 비롯한 다른 모든 의료종사자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약함을 위한 여지를 남기지 않습니다”

교황은 코로나19 대유행이 우리를 병에 대해 생각해보도록 이끌었다며, 오는 2월 11일 제31차 세계 병자의 날 담화에서도 이 중요성을 언급했다고 말했다. “병에 대해 성찰하는 것은 오늘날 적절하고 또 실제로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오늘날 효율성의 문화, 버리는 문화가 이를 부정하라고 다그치곤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문화는 약함을 위한 여지를 남기지 않습니다. 이렇게 악이 침입하여 우리를 공격할 때 우리는 초주검이 됩니다.” 

그러면 “다른 이들이 우리를 버릴 수도 있고 우리 자신이 그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그들을 떠나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렇게 외로움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돌봄의 문화

교황은 “버리는 문화”에 대항해 착한 사마리아인이 실천한 “돌봄의 문화”를 강조했다. 상처 입고 쓰러진 사람 앞에서 다른 이들은 외면하며 지나쳤지만 착한 사마리아인은 시선을 돌리지 않고 측은한 마음으로 그에게 다가가 돌봄을 실천했다. 곧, 복음의 비유는 행동의 정확한 방향을 제시한다. “이 비유는 다른 이들의 약함을 자기 일로 생각하는 사람들로부터 시작하여, 어떤 계획을 통해서 한 공동체를 재건할 수 있는지를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그들은 배척의 사회가 건설되도록 내버려 두지 않고, 오히려 가까이 다가와서 쓰러진 사람을 일으키고 회복시켜 공동선을 이루게 합니다.”

아픈 사람도 사람입니다

교황은 전문의료인들의 봉사가 “다시 일으키고 회복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곧, 의료진의 봉사는 찾아오는 이들이 “무엇보다도 사람”이라는 인식에서 나온다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실로 사람이 항상 중심에 있어야 합니다. 사람은 영적 측면을 포함한 다른 모든 측면에서 중심의 자리를 차지합니다. 여러분은 그들을 인간 실존의 생물학적, 정신적, 문화적, 관계적인 차원과 계획적이고 환경적인 차원이 그들의 인생여정에서 조화를 이루는 하나의 통일된 총체로 알아들어야 합니다. 여러분 연맹의 윤리 헌장의 기초가 되는 이 원칙은 무익한 능률주의나 냉정하게 규정을 들이미는 행태에 굴복하지 않도록 길을 안내해 줍니다.”

“병자들은 치료와 보살핌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인류애와 공감으로 그들과 관계를 맺는 일이 중요합니다. 물론 돌봄에 있어 높은 전문 기술이 요구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인류애와 공감을 동반해야 합니다.”

의료진도 돌봄이 필요합니다

교황은 “전문의료인도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의료진 여러분도 여러분을 돌볼 누군가를 필요로 합니다. 여러분의 헌신을 인정받고 적절한 근무 조건이 보장되며 필요한 숫자의 간병인이 함께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건강에 대한 기본권이 모든 이에게 인식되도록 말입니다.” 교황은 “여러분의 직업에 없어서는 안 될 윤리적 가치를 언제나 유념하라”고 당부하며 연설을 끝맺었다.

“과학적 지식과 필요한 기술이 잘 어우러진다면 윤리적 가치는 여러분에게 맡겨진 사람들을 최선의 방식으로 동행하도록 이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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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월 2023, 2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