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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멜리 병원에 있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동상 제멜리 병원에 있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동상  (ANSA)

교황, 제멜리 종합병원 입원… 평온한 밤 보내고 아침에는 신문 읽으며 식사

교황청 공보실장 마테오 브루니가 호흡기 감염 치료를 위해 로마 제멜리 종합병원에 입원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건강 상태를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의료진의 “절대 안정” 권고에 따라 교황은 2월 16일 연중 제6주일 삼종기도를 주례하지 않았다. 그러나 많은 신자들이 교황의 깜짝 등장을 기대하거나 교황의 “쾌유”를 기원하며 병원 밖에 모여들었다. 신자들은 “교황이 다시 창가에 모습을 드러내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병원 창가가 아니라, 사도궁 서재 창가에서요.”

Salvatore Cernuzio, Edoardo Giribaldi

프란치스코 교황은 “편안한 밤잠”을 주무셨고, 아침 식사를 하셨으며, “평소처럼” 신문을 읽으시면서 치료를 이어가고 계신다. 교황청 공보실장 마테오 브루니가 지난 2월 14일부터 호흡기 감염 치료를 위해 제멜리 종합병원에 입원한 교황의 상태에 대해 이같이 기자들에게 최신 소식을 전했다. 지난 15일 공보실이 전한 바에 따르면 교황은 열이 나지 않았고 검사 결과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 전반적인 건강 상태가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브루니 공보실장은 16일 기자들을 만나 전날 밝힌 내용을 재차 확인하면서, 교황의 아침 일과가 평소와 다름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기자들은 로마 주재 특파원이나 바티칸 전문 기자도 없는 언론사들이 교황의 건강에 대한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교황은 소셜 미디어 계정(@Pontifex)을 통해 9개 국어로 입원 기간 동안 기도와 격려를 보내준 이들에 대한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

“최근 며칠 동안 여러분이 보내주신 사랑과 기도, 따뜻한 관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로마 제멜리 종합병원
로마 제멜리 종합병원

주일 정오 제멜리 병원에 모인 신자들

“건강 회복”을 돕고 의료진이 권고한 “절대 안정”을 지키기 위해 교황은 이미 공지된 대로 2월 16일 연중 제6주일 삼종기도를 주례하지 않았다. 그러나 제멜리 병원에서는 삼종기도 시간인 정오 무렵, 로마에서 며칠 만에 드러난 따스한 햇살 아래 성 요한 바오로 2세의 동상이 우뚝 선 병원 광장 오른편에 많은 이들이 모여들었다. 병원을 찾은 약 50여 쌍의 부부들과 가족들, 환자 방문이나 친지의 입원으로 병원을 방문해 있던 사제들이 10층 병실 창가에서 교황이 모습을 드러내길 기대하며 난간 앞에 자리를 잡았다. 그들 뒤로는 세계 각국의 언론사 카메라와 사진기자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모두가 고개를 들고 스마트폰을 위로 향한 채 늘어서 있었다.

정오가 2분 지났을 때, 한 노부인이 갑자기 외쳤다. “저기요, 저기! 뭔가 움직였어요!” 모두가 흥분하며 창문을 향해 카메라 줌을 당겼다. “어디요? 어디요?” 사람들이 물었다. 창문의 움직임은 착각이었지만, 신자들은 여전히 교황의 “깜짝 등장”을 기대하며 희망을 놓지 않았다. “이 교황님은 늘 저희를 놀라게 하시는 분이시잖아요.” 칼라브리아의 체트라로에서 온 세 여성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교황님이 모습을 드러내시면 좋겠어요. 특별한 쾌유 기원을 전하고 싶거든요. 무엇보다도 곧 다시 뵙길 바란다고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응원과 기도

에르멜린다 여사는 남편인 프랑코 옆에서 말을 건넸다. “저도 칼라브리아에서 왔어요.” 그녀는 내일 아침 조직검사를 위해 병원에 왔다고 했지만, 오늘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교황을 위해 기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저희는 당연히 교황님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고통받는 모든 이에게 교황님의 위로와 축복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저희는 간절한 마음으로 교황님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기도야말로 가장 강력한 힘이기 때문이죠. 교황님도 늘 ‘저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라고 당부하시잖아요. 그래서 저희도 한마음으로 기도드립니다. 교황님이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신자들이 보내는 메시지

은색 묵주를 손에 쥐고 마스크를 쓴 한 여성은 줄곧 한쪽에서 조용히 서 있었다. 기자들의 질문에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기도로 함께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 앞에는 한 달 가까이 입원한 딸을 둔 한 남성이 창문을 향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도 교황과 자신의 아이를 위해 삼종기도 시간을 묵상 안에서 보내고 싶다고 설명했다. “저는 제 의무를 다하러 이곳에 있습니다. 기도하기 위해서죠!” 폴란드 엘블롱 출신으로 스페인 팜플로나에서 수학 중인 야로스와프 신부는 이렇게 말했다. 현재 로마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손에 큰 묵주를 들고 「바티칸 뉴스」를 통해 교황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교황님, 쾌유를 빕니다. 영육 간에 건강하시어 교황님의 사명을 계속 수행하실 수 있길 빕니다. 저희를 축복해 주시길 청합니다. 오늘 모든 사제들이 교황님을 위해 기도하고, 수많은 신자들이 교황님을 위해 주일 삼종기도를 바치고 있을 것입니다.”

제멜리 병원 내에 최근 지어진 성 요한 바오로 2세 경당에서는 병원 사목을 맡은 프란치스코회 수도자들이 주례하는 주일 미사가 봉헌됐다. 신자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수도자들은 “미사 중에 교황을 위해 기도했다”고 전했다. 정오가 되자 많은 이들이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기다림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대부분은 20분, 더 간절한 이들은 30분가량 자리를 지켰다. 교황의 모습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안고 발걸음을 돌리는 이들도 있었지만, 모두가 교황의 회복을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순간의 기대는 사그라들었을지 모르나, 그들의 마음속 희망만은 여전히 빛나고 있었다. 어떤 희망일까? “교황님이 다시 창가에 모습을 드러내시는 것이죠. 하지만 병원 창가가 아니라, 사도궁 서재 창가에서요.”

가자지구와 전 세계에서 보내온 응원의 메시지

세계 곳곳에서는 교황에게 전하는 기도와 응원의 메시지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가자지구 신자들은 성가정 본당 주임 가브리엘 로마넬리 신부를 통해 소셜 미디어에 “교황의 건강을 위한 기도”를 요청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이 게시물에는 전쟁으로 파괴된 가자시티의 로사리오 자매회 수녀원 건물에서 로마넬리 신부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액자를 회수하는 사진이 함께 실렸다.

번역 이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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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2월 2025, 1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