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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케아에서 교황, “분열의 악한 표양을 극복하고 일치에 대한 열망을 키워 나가야 합니다”

2025년 11월 28일, 레오 14세 교황은 이즈니크(İznik, 이스탄불에서 약 70km)에서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와 전 세계 그리스도교 교회 지도자 및 대표들과 함께 역사상 최초의 보편 공의회인 니케아 공의회 1,700주년을 기념했다. 고대 성 네오피토 대성전의 유적 위에서 간소하지만 장엄하게 거행된 이 기념식에서, 교황은 종교를 전쟁과 폭력, 근본주의와 광신주의를 정당화하는 데 사용하는 행위를 “강력히 거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제1차 니케아 보편 공의회 1,700주년 기념
레오 14세 교황의 이즈니크(튀르키예) 순례 및
튀르키예와 레바논 사목 방문
(2025년 11월 27일 - 12월 2일)

고대 성 네오피토 대성전 유적지
교회 일치를 위한 기도 모임에서 행한
교황 성하의 연설

2025년 11월 28일 금요일, 이즈니크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 면에서 비극적인 이 시대, 그리고 인간의 존엄성이 수많은 위협에 직면해 있는 이 시기에, 제1차 니케아 공의회 1,700주년은 오늘날의 남녀에게 예수 그리스도께서 누구이신지, 그리고 그분이 우리 각자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시는지를 성찰할 소중한 기회입니다.

이 질문은 그리스도인들에게 특별한 울림을 줍니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단지 카리스마적 지도자나 초인적 존재로 축소해 이해하는 위험에 쉽게 노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왜곡은 결국 슬픔과 혼란을 초래합니다(2025년 5월 9일 교회를 위한 미사 강론 참조).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인한 아리우스는 그분을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단순한 중재자로 격하시키며, 강생(Incarnazione)의 실재를 무시함으로써 신성과 인성이 돌이킬 수 없이 분리된 상태로 남게 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지 않으셨다면,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이 어떻게 그분의 불멸하는 생명에 참여할 수 있겠습니까? 바로 이 점이 니케아에서 논의된 것이었으며, 오늘날에도 논의 대상입니다. 즉, 그분께서는 “우리를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하게 하시기 위해”(2 베드로 1,4; 성 이레네오 『이단 논박』 3, 19; 성 아타나시오 『강생론』 54, 3 참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 같은 사람이 되신 하느님에 대한 믿음입니다.

이러한 그리스도론적 신앙 고백은 그리스도인들이 완전한 친교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에서 근본적으로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이 고백은 여러 가지 이유로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을 전례에서 사용하지 않는 그리스도교 공동체를 포함하여, 전 세계 모든 교회와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공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한 분이신 주 예수그리스도, 하느님의 외아들, 영원으로부터 성부에게서 나신 분 [...] 성부와 한 본체이신 분’(니케아 신경)”에 대한 믿음은 모든 그리스도인을 이미 하나로 묶어주는 깊은 유대감을 형성합니다. 성 아우구스티노의 말을 인용할 때, 이러한 의미에서 교회 일치 운동(에큐메니컬) 안에서도 “우리는 많지만, 한 분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입니다”(시편 127편 해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이 깊은 유대로 연결되어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계시가 된 하느님의 말씀에 더욱 온전히 동의하며, 성령의 인도 아래 서로 사랑하고 대화하면서 여전히 존재하는 분열의 악한 표양 극복해야 합니다. 그리고 주 예수님께서 기도하시고 당신 목숨을 바치신 일치에 대한 열망을 키워 나가야 합니다. 우리가 더 화해할수록, 공동체와 국가의 경계를 넘어 보편적인 평화와 형제애의 메시지이자 모든 이에게 희망을 선포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더욱 믿음직하게 증언할 수 있습니다(프란치스코 교황, 그리스도인 일치 촉진 평의회 정기 총회 연설, 2022년 5월 6일 참조).

화해는 또한 오늘날 갈등과 폭력으로 고통받는 전 인류로부터 나오는 간절한 호소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이들의 완전한 친교에 대한 열망은 언제나 모든 인류 사이의 형제애를 향한 마음과 함께합니다. 우리는 니케아 신경에서 “한 분이신 하느님 아버지”를 믿는다고 고백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면서도, 그분의 모습대로 창조된 다른 남녀를 형제자매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참으로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없습니다(제2차 바티칸 공의회, 『비그리스도교와 교회의 관계에 대한 선언』(Nostra Aetate), 5항 참조). 인종, 국적, 종교, 사상과 상관없이 보편적 형제애와 자매애가 존재합니다. 종교는 본질적으로 이 진리를 보존하는 수호자이며, 개인과 집단, 민족이 이를 인식하고 실천하도록 이끌어야 합니다(2025년 10월 28일 평화를 위한 기도 모임 폐회 연설 참조). 따라서 전쟁과 폭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종교를 이용하는 행위는 모든 형태의 근본주의와 광신주의와 마찬가지로 강력히 거부되어야 하며, 우리가 따라야 할 길은 형제적 만남과 대화, 그리고 협력의 길입니다.

저는 위대한 지혜와 통찰력으로 니케아 공의회가 열렸던 바로 그 장소에서 1,700주년을 함께 기념하자고 제안해 주신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초대를 기꺼이 수락하시고 이 행사에 참여해 주신 세계 각지의 교회 지도자들과 그리스도교 공동체 대표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하느님 아버지께서 오늘 우리가 드리는 간절한 기도를 들어주시어, 이 중요한 기념일이 화해와 일치, 평화의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번역 박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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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11월 2025, 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