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경계와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문화 외교”를 장려해야 한다
Edoardo Giribaldi
문화는 외교의 한 수단으로서 분열과 고정관념을 초월하여 문학적이고 기념비적인 자료를 활용해 일치된 교회와 유럽을 구현할 수 있는 힘을 지닌다. 레오 14세 교황이 12월 11일 오전 교황청 사도궁 클레멘스 홀에서 설립 100주년을 맞은 교황청립 그리스도교고고학연구소 교수진과 학생들을 만난 자리에서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이러한 가치들이 친교를 촉진한다고 강조했다.
신성한 문화유산 보호
교황은 정확히 100년 전, 비오 11세 교황이 자의 교서 「초기 공동묘지」(I primitivi cemetery)(1925년 12월 11일)를 통해 신성한 문화유산인 카타콤베뿐만 아니라 “로마 도성 성벽 안에서 번성했던 대성당들의 웅장한 모자이크 장식, 수많은 비문, 그림과 조각, 묘지와 전례 도구들”을 보호하는 데 대해 교황들이 느끼는 의무감을 상기시킨 바 있다고 말했다. 이 문서에서는 “그리스도교 고고학의 창시자”로 여겨지는 조반니 바티스타 데 로시와 안토니오 보시오도 언급돼 있다.
젊은이들을 학문의 길로 이끌기
이 기회에 비오 11세 교황은 교황청 고고학위원회와 교황청 고고학로마학술원과 함께 새로운 교황청립 그리스도교고고학연구소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는데, 그 목적은 “모든 국가와 민족의 의욕 있는 젊은이들이 그리스도교 고대 유적에 대한 연구와 과학적 조사를 수행하도록 이끄는 것”이었다.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이 사명은 그 어느 때보다 생생하게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이는 그리스도교 고고학의 국제 학술대회를 통해 연구소가 역사학뿐만 아니라 신앙과 그리스도교 정체성에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 학문 분야의 연구를 장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교 고고학과 그 존엄성
오늘 교황은 이 기념일을 맞아 고고학의 중요성에 대한 교황 교서를 발표한다. 교황은 연설을 이어가면서 초기 그리스도교의 유적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이해되는 그리스도교 고고학은 “연대기적, 역사적, 주제적 맥락”으로 규정되는 “인식론적 지위”를 지니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른 맥락에서는 이러한 학문이 중세 고고학에 통합돼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하여, 여러분이 여러분의 학문 분야의 특수성을 옹호하는 지지자가 되어 주실 것을 당부합니다. 여기서 “그리스도교적”이라는 형용사는 특정 종교의 관점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이 학문 자체에 고유한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존엄성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교회 일치 운동을 위한 도구”
교황은 그리스도교 고고학이 교회가 하나였을 시대를 상기시킨다며, 그 연구는 “교회 일치 운동을 위한 유효한 도구”가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리스도교 고고학 연구를 통해 여러 종파들은 공통된 뿌리를 인식하고, “완전한 친교에 대한 열망”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교황은 최근 다녀온 해외 사도 순방 중 고대 니케아인 이즈니크에서 다른 교회 공동체 지도자들과 함께 최초의 보편 공의회를 기념하면서 이러한 점을 직접 경험했다고 밝혔다.
“고대 그리스도교 건축물의 유적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에게 감동과 동기를 부여했습니다.”
교황은 그리스도교고고학연구소가 교황청 복음화부와 협력하여 바로 이 주제에 대한 연구의 날 행사를 마련한 것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문화 외교”
교황은 실제로 이 학문이 오늘날 절실히 필요로 하는 “문화 외교”의 주요 수단이 된다고 말했다.
“문화를 통해 인간의 영혼은 국경을 초월하고 편견의 장벽을 극복하여 공동선을 위해 봉사합니다. 여러분도 다리를 놓고, 만남을 촉진하며, 화합을 증진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평화와 희망 사이의 균형
교황은 이번 교황 교서에서 언급했듯이, 이 연구소가 지난 1925년 희년의 주제인 평화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희년의 주제인 희망 사이에서 이상적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러분은 발굴과 연구를 수행하는 모든 곳에서 평화와 희망을 전하는 존재입니다. 착한 목자의 모습이 담긴 여러분의 흰색과 붉은색 깃발을 알아보고, 사람들이 여러분을 지식과 과학의 전달자일 뿐 아니라 평화의 선포자로도 받아들이며 여러분을 환영할 것입니다.”
유럽 뿌리의 그리스도교
교황은 연설을 마치며 유럽은 “모든 유럽 민족의 뿌리인 그리스도와 복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연설 ‘유럽 국가들의 공통된 그리스도교적 뿌리’(1981년 11월 6일)를 언급했다.
“유럽 사회와 국가들의 뿌리 중에는 문학적, 기념비적 원천을 지닌 그리스도교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리고 고고학자들의 연구는 제가 방금 언급한 호소에 대한 응답입니다.”
번역 이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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