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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뉴스 채널 텔레 조르날레2 포스트에 출연한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이탈리아 뉴스 채널 텔레 조르날레2 포스트에 출연한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파롤린 추기경, 중국 내 주교 임명 협정 “기한 연장되리라 생각”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9월 2일 이탈리아 뉴스채널 텔레 조르날레2 포스트(Tg2 post)에 출연해 지난 2018년 교황청이 중국 정부와 맺은 주교 임명 협정의 기한 연장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한 전쟁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해야 할 권리를 강조하면서도 『가톨릭 교회 교리서』가 제시한 조건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럽과 마찬가지로 이탈리아 정치에서도 가톨릭 신자들의 퇴보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Gabriella Cersaso / 번역 안주영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9월 2일 이탈리아 공영방송 라이(Rai)의 “텔레 조르날레2 포스트(Tg2 post)” 저녁 뉴스와의 특별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 전쟁의 국제적 여파, 교황청과 중국·러시아와의 신뢰 관계 등 주요 사안을 심층적으로 다뤘다. 파롤린 추기경은 지난 2018년 교황청이 중국 정부와 체결한 잠정 협정을 두고 “누군가와 협상을 할 때 항상 상대방의 선의를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협상은 의미가 없습니다.” 파롤린 추기경은 잠정 협정 시한의 연장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협정은 중국의 모든 주교들이 온전한 중국인이자 온전한 가톨릭 신자로서 교황과 친교를 이루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청 대표단이 9월 2일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왔다며, 그동안 어려움이 많았고 앞으로도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뿌린 씨앗들이 “싹을 틔우는” 모습을 보려면 상황이 어렵더라도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는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키릴 총대주교와의 만남 “잘 준비해야”

전쟁이 러시아 및 러시아 정교회와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도 인터뷰에서 두드러졌다. 당초 프란치스코 교황이 참석하는 카자흐스탄의 종교 간 행사인 ‘제7차 세계·전통종교지도자대회’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던 키릴(Kirill) 모스크바 총대주교는 대회에 불참한다고 밝혔다. 파롤린 추기경은 키릴 총대주교의 불참 사유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교황과 키릴 총대주교의 만남은 어떻게든 “잘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정 러시아의 국교인 러시아 정교회가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전통을 고려하며 러시아 정교회와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중도가 지켜진다는 조건 안에서 이러한 정교회의 현실과 특징을 존중한다”며 “이 같은 전통이 대화를 방해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다면... 교황의 우크라이나 방문 가능성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청과 우크라이나와의 외교 관계에 대해서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이 공개적으로 밝힌 것처럼 여건이 좋을 때 그리고 단순히 사진 촬영의 기회(홍보용 행사)가 아니라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을 때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파롤린 추기경은 외교적 관점에서 볼 때 교황청이 공격자 편과 피해자 편 모두에게 열려 있다면서, 휴전과 항구적 평화에 이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정의롭고 완전한” 평화를 꿈꿨던 요한 바오로 1세 교황의 모범을 떠올렸다. 파롤린 추기경은 이것이 모든 이를 만족시키고 미래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모든 측면을 고려하는 평화라고 덧붙였다.

방어적 전쟁도 『가톨릭 교회 교리서』의 가르침 안에서만 가능

파롤린 추기경은 군비경쟁에 대한 규탄 그리고 공격을 받을 때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인간의 권리가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어 『가톨릭 교회 교리서』에 따르면 무력을 통한 정당방위는 권리이고 공격자를 저지하는 것이 의무라고 말했다. 하지만 파롤린 추기경은 정당방위에 대한 엄격한 조건들을 나열하면서 무력을 쓰는 정당방위는 이 같은 조건에 부합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현대적인 파괴수단의 위력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2021년도에만 군비 지출이 2조 달러에 육박했다고 언급하며 교황이 군비경쟁을 두고 심각하게 우려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이 같은 군비경쟁을 “광기”라고 묘사하며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확산되는 위험에 빠질 뿐 아니라 세계 곳곳의 다른 요구로부터 자원을 앗아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가톨릭 신자들의 퇴보로 곤경에 빠진 정치

파롤린 추기경은 오는 9월 25일 예정된 총선으로 절정에 달할 이탈리아의 정치 위기를 진단하는 한편, 오늘날의 세속화로 인해 다양한 분야에서 가톨릭 신자들이 퇴보하는 상황에서 교회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사회가 종교를 사적 영역으로만 격하시키는 경향이 있다며, 때때로 가톨릭 신자들도 퇴보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리스도교의 사회·역사적 차원에서 이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입니다.” 파롤린 추기경은 정치와 관련해 가톨릭 신자들의 태도가 중요할 뿐만 아니라 정치에 이바지할 수 있는 측면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황의 가르침에서 영감을 받아 가톨릭 신자들이 특정 측면에 편향되지 말아야 한다며, 예컨대 ‘생명’과 같은 사안에 있어 전체적으로 바라보고 자신이 속한 정당에서도 이에 대해 표현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개혁가 요한 바오로 1세 교황

파롤린 추기경은 요한 바오로 1세 교황의 시복식을 불과 이틀 앞두고 그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가 가장 가난한 이들 곁에 머무르며 신앙과 복음의 본질을 강조한 목자라고 설명했다. 요한 바오로 1세 교황은 검소하고 겸손했으며, 확실히 보수주의자는 아니었다. 파롤린 추기경은 그가 처음에는 자신의 교구에서, 나중에는 베네치아의 총대주교로서, 그리고 마침내 보편 교회에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개혁 실천에 주력한 참된 개혁가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요한 바오로 1세 교황이 독살됐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그가 자연사했다고 설명하면서, 시복 안건 문서를 인용하며 “이론의 여지가 없는 증언”도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파롤린 추기경은 △이주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 △전쟁 등과 관련해 교회의 사회 교리에 뿌리를 둔 요한 바오로 1세 교황의 가르침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이어 요한 바오로 1세 교황의 말을 되풀이하며 오늘날 그의 복자품에 대한 의의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우리는 곤경에 빠진 이 세상에 평화를 이룰 수 있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것을 지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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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9월 2022, 2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