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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KEY-VATICAN-POPE-DIPLOMACY TURKEY-VATICAN-POPE-DIPLOMACY  (AFP or licensors)

[사설] 예루살렘에서, 형제로서 겸손하게

베드로의 후계자(교황)가 오는 2033년 구원의 희년을 선포하며 타 종파 그리스도인들을 초대했다.

Andrea Tornielli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에 관한 내용을 주교 표어에 새긴 레오 14세 교황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함께 영적 여정을 떠나자고 초대했다. 오는 2033년 구원의 희년을 향한 공동 순례가 우리 신앙의 기원인 예루살렘으로의 귀환이 되길 희망했다.

이틀 전인 11월 28일 고대 니케아인 이즈니크에서 콘스탄티노폴리스의 총대주교 바르톨로메오 1세의 초대로 많은 그리스도교 종파 지도자들이 첫 번째 보편 공의회 1700년을 기념하기 위해 함께 기도했다. 짧지만 감동적인 기념식은 거대한 호수의 물 위로 다시 솟아오른 성 네오피토스 대성당의 유적 근처에서 거행됐다. 다양한 그리스도교파의 지도자들이 모인 이 모임에는 복음적 분위기가 감돌았다. 예수님의 설교는 대부분 티베리아스(갈릴래아) 호숫가에서 이루어졌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께서는 그 호숫가를 지나가시다가 두 어부 베드로(시몬)와 안드레아를 부르셔서 당신의 제자로 삼으셨다.

이 장소의 아름다운 경치와 가톨릭, 동방 정교회, 개신교 신자들이 함께 기도하는 심오한 행위만으로는 참석하지 못한 이들에 대한 고통스러운 상처를 가리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로 교황은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이즈니크에 있는 일부 그리스도교 지도자들을 다시 만나 감사 인사를 표하고, 그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던 교회들도 조금 전에 체험했던 만남과 같은 새로운 만남과 순간을 가질 수 있길 희망했다.

로마의 주교(교황)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 그리고 예루살렘의 다락방에서 태어난 교회의 2,000주년을 함께 기념하자고 제안했다. 베드로의 후계자(교황)는 모든 이에게 니케아를 넘어 신앙의 기원, 모든 것이 시작된 곳으로 돌아가라는 겸손하고 용감한 초대를 전했다. 교황은 복음화와 구원의 선포, 곧 케리그마(kerygma)가 최우선이 되어야 함을 상기시키며, 그리스도인들 사이의 분열이 그 자신들의 증거에 대한 걸림돌이 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언급했다.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는 것은 골고타의 희생과 부활절 아침에 여자들이 빈 무덤을 발견했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후 그들과 함께 빵을 나눴던 최후의 만찬 장소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실망하고 두려움에 떨던 소수의 사람이 복음 선포의 원동력으로 변화되었던 오순절의 장소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제자들은 주님의 죽음 이후 상심했지만, 다락방에서, 티베리아스 호숫가에서 부활하시고 살아 계신 예수님을 만났다. 그들은 다락방에서 성령을 받았고, 성령께서는 그들을 지칠 줄 모르는 선교사로 변화시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신 분께서 부활하셨고, 그분이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선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칠 준비가 되게 했다.

그러므로 예루살렘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다락방에 함께 모이기 위한 순례자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두가 함께 기억하는 것이다. 그것은 본질이 아닌 것, 곧 교회 정치의 잔재, 경쟁과 주장, 전략, 민족주의, 동맹, 그리고 우리를 분열시킨 수많은 인간적 관습을 제쳐두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복음적 메시지의 핵심을 재발견함으로써 분열을 극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바로 교회와 세상에 필요한 것이다. 베드로의 후계자인 로마의 주교는 안드레아의 후계자인 콘스탄티노폴리스의 총대주교 앞에서 “우리 주변과 우리 안에, 그리고 우리 사이에 평화와 화해가 얼마나 절실한지요!”라고 말했다. 예루살렘에서 형제로서 서로를 섬기며 하나가 되어 겸손하게 다시 만나 갈릴래아 어부의 말씀을 외쳐 보자: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번역 이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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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12월 2025, 1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