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우리는 작음에서 위대함을 발견하는 선물을 받았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월 6일 주님 공현 대축일 삼종기도 훈화를 통해 “인생의 목표와 유혹”을 식별하는 방법을 알고 있던 동방박사들처럼 더 멀리 나아가 예수님을 찾으라고 권고했다. 그들은 기나긴 여정을 마친 후 “어머니와 함께 있는 아기”를 발견했고 “하느님의 놀라움”을 받아들였다.

번역 이창욱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안녕하세요! 축일을 축하합니다.

주님 공현 대축일인 오늘, 복음은 베들레헴에 도착해 보물 상자를 열고 예수님께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바치는 동방박사들에 관해 들려줍니다(마태 2,11 참조). 이 동방의 현자들은 그들이 아기 예수님께 드린 선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생각해보면 오히려 그들이 먼저 ‘세 가지 선물을 받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세 가지 선물, 우리와도 관련된 세 가지 귀중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그들이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드렸는데 도대체 무슨 세 가지 선물을 받았다는 말일까요?

첫 번째 선물은 ‘부르심’의 선물입니다. 동방박사들은 성경을 읽거나 천사의 환시를 통해서가 아니라 별을 연구하면서 이를 감지했습니다. 이는 우리에게 중요한 사실을 알려줍니다. 곧,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가장 큰 열망과 소망을 통해 우리를 부르십니다. 동방박사들은 별의 새로움에 놀라고 당황스러워하며 미지의 세상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학식 있고 지혜로웠던 그들은 자신들이 이미 알고 있던 것보다 알지 못하는 것에 더 매료됐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모르는 것에 마음이 열려 있었습니다. 그들은 ‘더 멀리 나아가라’는 부르심을 느꼈습니다. 그 자리에 남아 있는 것만으론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더 멀리 나아가도록 부름받았다고 느꼈습니다. 이는 우리에게도 중요합니다. 곧, 우리는 만족하지 않고 우리의 안락한 영역에서 벗어나 다른 이들과 함께 주님을 향해 걸으며 현실에 뛰어들어 주님을 찾도록 부름받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매일, 지금 여기에서 우리를 부르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매일 부르시고, 이 세상 바로 여기에서 우리를 부르시며, 지금 우리를 부르십니다.

동방박사들은 두 번째 선물, 곧 ‘식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들은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을 찾고 있었기에 예루살렘으로 가서 헤로데 임금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하지만 헤로데는 권력에 굶주린 사람이며 권력을 이용해 아기로 태어나신 메시아를 없애려 합니다. 하지만 동방박사들은 헤로데에게 속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여정의 목표와 여정 중에 만나는 유혹을 식별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헤로데의 궁전에서 편안하게 머물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들은 헤로데의 궁전을 떠나 하느님의 표징에 주의를 기울이며 다시 그곳으로 가지 않고 다른 길로 자기 고장에 돌아가게 됩니다(12절 참조). 형제자매 여러분, 인생의 목표와 여정의 유혹을 식별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요! 인생의 목표와 여정의 유혹은 서로 다릅니다. 유혹하고 나쁜 길로 인도하는 것을 포기할 줄 안다는 건 하느님의 길을 깨닫고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식별은 위대한 선물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기도할 때 식별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지치지 않고 청해야 합니다. 이 은총을 청합시다! 주님, 저희에게 선한 것과 악한 것, 최선의 것과 최선이 아닌 것을 식별할 수 있는 역량을 주소서.

마지막으로 동방박사들은 세 번째 선물, 곧 ‘놀라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기나긴 여정 끝에 사회적으로 신분이 높은 이 사람들이 무엇을 발견했나요? 어머니와 함께 있는 아기를 보게 됩니다(11절 참조). 분명 정감은 있지만 놀랄만한 장면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목동들처럼 천사를 보지는 않았지만 가난 속에 계시는 하느님을 만납니다. 아마도 그들은 강력하고 경이로운 메시아를 기대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 아기를 발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들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분을 알아보는 방법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놀라움을 받아들이고, 놀라움으로 그분과의 만남을 체험하며 그분을 경배합니다. 그들은 작음 안에서 하느님의 얼굴을 알아봅니다. 인간적 측면에서 우리 모두는 큰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진정으로 큰 것을 찾을 줄 아는 법, 곧 하느님께서 무척 사랑하시는 작음 안에서 위대함을 발견할 수 있는 선물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주님을 이런 식으로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겸손 안에서, 침묵 안에서, 경배 안에서, 작은 이들 안에서, 가난한 이들 안에서 말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첫 번째 선물은 부르심입니다. 우리 모두는 예수님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두 번째 선물은 식별입니다. 우리는 모두 식별할 수 있고, 그분의 현존을 식별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선물은 놀라움입니다. 우리 모두는 그분의 ‘놀라움’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오늘 이 선물들, 곧 우리가 이미 받은 부르심, 식별하는 법, 놀라움이라는 선물을 기억한다면 유익할 것입니다. 인생에서 하느님의 부르심을 깨달았을 때를 되돌아봅시다. 혹은 많은 고통을 겪은 후에 그분의 목소리를 식별할 수 있었을 때를 되돌아봅시다. 혹은 그분께서 선사하신 놀라움, 우리를 놀라게 한 그 잊을 수 없는 놀라움을 되돌아봅시다. 우리가 받은 선물을 기억하고 간직할 수 있도록 성모님께서 우리를 도와주시길 빕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용시에는 출처를 밝혀주시고, 임의 편집/변형하지 마십시오)

06 1월 2023, 09:20

삼종기도(三鐘祈禱, 라틴어 Angelus 안젤루스)는 예수님 강생(降生) 신비를 기억하면서 하루에 세 번 바치는 기도다. (이 기도를 바치라는 표시로) 아침 6시, 낮 12시, 저녁 6에 종을 세 번씩 치면서 기도한다. 안젤루스(Angelus)라는 명칭은 라틴어로 시작하는 삼종기도 “Angelus Domini nuntiavit Mariae(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의 첫 단어인 안젤루스(Angelus)에서 유래됐다. 삼종기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강생에 초점을 둔 세 개의 간단한 계응시구와 세 번의 성모송으로 구성된다. 또한 이 기도는 주일과 대축일 정오에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객들과 교황이 함께 바친다. 삼종기도를 바치기 전에 교황은 그날 독서에서 영감을 얻은 짤막한 연설을 한다. 기도를 바친 다음에 교황은 순례객들에게 인사한다.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는 안젤루스 대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기도인 레지나 첼리(라틴어 Regina Coeli ‘하늘의 모후님’), 곧 부활 삼종기도를 바친다. 삼종기도는 세 번의 영광송을 바치면서 마무리한다.

최근의 삼종기도와 부활 삼종기도

모두 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