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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카자흐스탄 사도 순방에 관한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의 인터뷰 프란치스코 교황의 카자흐스탄 사도 순방에 관한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의 인터뷰 

파롤린 추기경 “전쟁은 결코 필연적 사건이 아닙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카자흐스탄 사도 순방 전날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교황이 참석하는 세계·전통종교지도자 대회를 두고 만남과 대화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언급하고 교황청과 카자흐스탄의 부단하고 유익한 외교 관계를 강조했다.

Massimiliano Menichetti / 번역 이창욱

모든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제38차 해외 사도 순방 전날에 준비됐다. 순방 목적지는 카자흐스탄, 제7차 세계·전통종교지도자 대회의 개최국이다. 이번 대회의 국제적 배경에는 우크라이나에서 진행 중인 비극적인 전쟁 그리고 세계 곳곳의 많은 분쟁과 내전이 있다. 지난 9월 11일 교황은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삼종기도의 말미에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주민들을 위해 계속 기도할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또한 카자흐스탄 사도 순방을 위해 준비한 모든 이에게 감사를 표했다. 무슬림이 압도적으로 많은 카자흐스탄에는 희망과 떨리는 마음을 안고 교황을 기다리는 작은 가톨릭 공동체가 있다. 교황은 2박3일 동안 4번의 연설과 1번의 강론을 한다.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의 출국에 앞서 열린 「바티칸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카자흐스탄 사도 순방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설명했다. 

이하 파롤린 추기경과의 일문일답:

추기경님, 이번 사도 순방의 목적은 무엇인가요?

“교황님은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제7차 세계·전통종교지도자 대회에 참석하시려고 9월 13일부터 15일까지 카자흐스탄에 머무십니다. 세계 곳곳의 다양한 종교 지도자들이 이 대회에 대거 참석할 예정입니다. 세계·전통종교지도자 대회는 처음부터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이 2002년 1월 2일 아시시에서 소집하신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의 날을 모델로 삼았습니다. 서로 다른 종교적 전통이 민족 간의 대화, 화합, 일치에 긍정적으로 이바지하고 있음을 재확인하고자 한 것이죠. 이러한 주제를 반영하기 위해 카자흐스탄 사도 순방의 모토는 “평화와 일치의 전령들”로 정해졌으며, 로고 역시 올리브 가지를 물고 있는 비둘기의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카자흐스탄 사도 순방의 목적은 분명합니다. 아울러 이 대회의 최종선언문 초안이 지난 2019년 2월 4일 아부다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알아즈하르의 대이맘 아흐메드 알타예브가 함께 서명한 문서 「세계 평화와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인간의 형제애에 관한 공동 선언」에 특별한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번 순방의 모토에는 평화와 일치가 강조돼 있습니다. 평화는 세계·전통종교지도자 대회가 다루는 작업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유럽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멈추지 않고 있으며 세계 곳곳에서 분쟁과 내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전쟁의 필연성을 논하고 있지만, 다른 방법은 정말로 없을까요?

“전쟁은 결코 필연적 사건이 아닙니다. 교회 교부들이 말하곤 했던 것처럼 전쟁은 허영, 오만, 교만, 탐욕에 의해 움직이는 인간의 마음에 뿌리를 내리고 있습니다. 그러한 마음은 타인에게 마음을 열 수 없는 완고한 마음입니다. 한 발 물러서고, 상호 불신의 원인인 비난과 위협을 내려놓으면 전쟁을 회피할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최근에는 우리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말을 경청하는 역량이 모든 차원에서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이번 카자흐스탄 대회가 만남과 대화의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비오 12세 교황님의 말씀을 인용하자면, 우리가 선의로 그리고 서로의 권리를 존중하며 대화에 임할 때 명예로운 성공을 거두게 된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좋습니다.”

교황청과 카자흐스탄의 30년 외교 관계를 설명해 주시겠어요?

“교황청과 카자흐스탄의 외교 관계는 부단하고 유익하다는 두 단어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교황청은 세계·전통종교지도자 대회가 열릴 때마다 항상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습니다. 추기경이 이끄는 고위 대표단이 참석하거나 이번처럼 교황님이 이끄시는 고위 대표단을 통해 참가하죠. 카자흐스탄은 1998년 교황청과 양자협정을 체결한 중앙아시아 최초의 국가입니다. 2001년 9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이 방문하신 중앙아시아 최초의 국가이기도 합니다. 교황청과 카자흐스탄은 계속 협력하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인 무흐타르 틸레우베르디가 바티칸을 방문하는 동안 카자흐스탄 대학의료원과 ‘밤비노 제수(아기 예수)’ 소아병원 간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는 사실로 입증됩니다. 또한 카자흐스탄 국립과학아카데미 산하 동양학연구소와 바티칸 문서고·바티칸 도서관 간에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죠. 올해는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번 기회에 그리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방문과 관련해 카자흐스탄에서 봉사하는 외국 선교사들에 대한 비자 및 체류 허가 문제에 관한 추가 협정에도 서명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공식적으로 등록된 종교가 18개나 되는 상황에서 소수에 불과한 가톨릭 교회는 이번 사도 순방을 역사적 사건으로 보고 있습니다. 교황님이 희망을 가져오신다면서요. 카자흐스탄은 순교의 땅이었고, 여전히 공존의 도전이 살아 숨쉬는 변방입니다. (...) 어떤 희망이 있을까요?

“교황님의 카자흐스탄 사도 순방은 엑스포 광장에서 거행되는 미사, 누르술탄에 있는 영원한 도움의 하느님의 어머니 주교좌성당에서 열리는 주교단, 사제단, 축성생활자, 신학생, 사목위원 대표단과의 만남 등 지역 가톨릭 공동체를 위한 시간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가톨릭 교회는 매우 다양한 종교-문화적 상황 속에서 작지만 중요한 현실을 나타냅니다. 카자흐스탄 가톨릭 교회는 믿음, 희망, 사랑 안에서 쇄신하기 위해 교황님의 방문과 그분의 말씀으로 분명 격려를 받을 것입니다. 아울러 복자 브와디스와프 부코빈스키(Władysław Bukowiński) 신부님, 복자 알레시오 자리츠키(Alessio Zaryckyj) 신부님, 복자 미키타 부드카(Mykyta Budka) 주교님 등 과거의 많은 증거자들의 모범을 따르면서 교회의 증거의 사명을 계속 이어갈 것입니다. 카자흐스탄 가톨릭 교회는 하나 되고 조화롭고 평화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다른 종교 단체들과 함께 이바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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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9월 2022, 09:24